비·이병헌, 할리우드 머슴?

중앙일보

입력

SBS 영화프로그램 '접속 무비월드'가 가수 겸 배우인 비와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을 '머슴살이'에 빗댔다. 2일 방송된 프로그램의 '영화는 수다다' 코너에서 진행자 김태훈과 장항준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 배우들의 도전과 한계, 과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국한된 배역, 아시아 배우의 한계인가?'라는 소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김태훈이 "여전히 아시아 배우들은 닌자, 무사, 킬러에 국한되는데 과연 할리우드 진출을 해야 하냐"고 묻자 장항준 감독이 "딱 맞는 캐릭터가 아니면 굳이 진출에 의미를 크게 둘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우리 집에서는 이 형이 돈도 잘 벌고, 성격도 좋고, 집안의 가장인데 남의 집, 부잣집에 가서 머슴살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감독이 이어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할리우드 진출의 좋은 표본이라고 언급하며 "기본적으로 감독이 할리우드 진출하는 게 배우에게도 안정적이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은 장 감독의 '머슴살이'라는 표현에 반발하며 '접속 무비월드' 시청자 게시판에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 성과를 폄하한다" "감독 중심적 사고인 것 같다" "배우가 감독보다 먼저 이름이 알려지니까 괜히 심술부리는 것 같다" "열심히 한국 이름을 알리는 배우를 꼭 머슴살이에 비유할 필요가 있나" "감독이 먼저 할리우드 시장을 잡으면 될 것 아닌가" 등의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이에 프로그램 제작진은 4일 사과 공지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두 배우의 자랑스러운 활약에 관해서는 저희 프로그램에서 여러 번 다뤄진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해 보고자 '영화는 수다다' 코너에서 진출의 장-단점들을 이야기하게 됐다. 코너의 특성 상 할리우드에 진출한 여러 배우들의 활동을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도 물론 할리우드에 어렵게 진출하여 멋진 활약을 보여준 모든 배우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시청자 분들에게 혼란과 불쾌감을 드렸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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