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남북화해주간'으로 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남북은 30일 평양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을 가시화하기 위해 지난 4년간 가동이 중단된 판문점 남북 연락사무소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8.15 남북화해 주간을 설정하기로 했다.

남북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과 전금진(全今鎭) 북한 내각 책임참사 등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오후 신라호텔에서 두차례 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남측 대표단 대변인인 김순규(金順珪)문화관광부차관은 오전회담 직후 "남북 대표단은 첫 회의에서 공동선언의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며 양측이 남북 연락사무소를 정상화하기 위한 세부적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 말했다.

金차관은 또 "남북은 오는 8.15 광복절 주간을 '남북화해 주간' 으로 설정해 6.15 공동선언 지지 행사를 열기로 했다" 고 밝혔다.

남북 연락사무소는 1992년 5월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판문점 남북 양측에 설치돼 각종 연락.기본합의서 이행 실무협의 등을 맡아오다 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직후 북측이 일방적으로 폐쇄, 기능이 정지됐다.

판문점 연락사무소 문제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오는 8월께 재가동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 정상화에 따라 남북이 본격적 화해.교류의 국면으로 진입하는 동시에 향후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말했다.

金차관은 특히 "남북은 이번 회담의 사명을 공동선언 이행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 실천하는 데 두고 장관급 회담을 계속 열기로 했다" 고 말해 장관급 회담의 정례화에 합의했음을 밝혔다.

남북 양측은 이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과 관련, 군사 핫라인 등의 구체적 논의는 없었지만 남측이 기본방향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금진 북측 단장은 이날 오찬(서울 강남 삼원가든) 연설을 통해 "북남 상급회담의 첫 걸음을 잘 떼 내일쯤 남측에 좋은 선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 이라며 "역사적 사변인 평양 상봉과 회담의 열기를 식히지 말고 상승시켜 화해.단합.평화의 시대를 만들자" 고 제안했다.

전날 낮 베이징(北京)을 거쳐 중국 민항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북측 대표단 25명은 이날 잠실 롯데월드 민속관 관광과 고건(高建)서울시장 주최 만찬에 참석했으며 31일에는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훈.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