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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식단과 비만의 상관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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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채소와 과일을 강화한 ‘한식’으로 식단을 개선하면 비만을 개선하고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팀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비만한 성인 남녀 162명(체질량지수 25 이상)에게 서구형 식단을 한국형으로 바꿔준 뒤 4주간 관찰했다. 참가자는 남자 38명, 여성은 124명이었고 여성의 80%가 주부였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식단을 개선하기 전 비만도를 측정하고, 고지혈증·혈당·지방간 수치 등을 확인했다. 그다음 각각의 체격 조건에 맞게 채소와 과일을 강화한 식단을 하루 세 끼씩 4주간 먹도록 했다. 새로운 식단 이외의 육류와 음주는 자제토록 했다.

예컨대 키 1m74㎝, 체중 80㎏의 40대 초반 직장인은 참여 전 육류·튀김·패스트푸드 및 초콜릿·과자 등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먹어 일일 평균 2500~3000㎉를 섭취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밥의 양을 3분의 2 공기로 줄이고, 세 끼 반찬에 생선 반 토막·김치·각종 나물 등 새로운 한국형 식단을 짜줬다. 간식으로 먹는 열량을 하루 사과 한 개와 저지방 우유 한 잔을 포함해 1600㎉로 맞췄다.

연구팀은 4주 후 참가자의 체지방·혈액 등을 검사해 신체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참여자는 비만이 개선됐고 비만과 관련된 만성질환 유발 수치도 낮아졌다.

체성분 분석 결과, 체중은 77.12㎏에서 75.43㎏으로, 평균 1.69㎏ 감소했다. 또 체지방률은 33.85%에서 평균 0.37% 떨어졌다. BMI(㎏/㎡)도 29에서 0.64 낮아졌다.

혈액검사 항목 중 지방간을 보여주는 SGOT와 SGPT는 평균 2.22U/L, 4.33U/L로 각각 낮아졌다. 특히 52명이 지방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4주 후 11명(21.2%)이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과 관련된 평균 수치도 좋아졌다.

강 교수는 “식단만 개선했을 뿐인데 4주 동안 평균 체중이 2㎏ 가까이 줄었고, 고지혈증·지방간 등 비만과 관련된 건강 지표들이 개선됐다”며 “한식 위주의 식사가 체중 관리와 만성질환 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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