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은 주식 족집게? …달력에 미 FRB 회의일 표시했을 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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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호 26면

1분기 주가 흐름을 가장 잘 예측하는 경제지표의 하나가 경기선행종합지수다. 경기선행지수는 경기 상황을 6개월 앞서 반영하는 데 대체로 코스피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한국의 경우 경기선행지수는 매월 말 전달 지표가 발표된다. 연초에는 이 지수에 주목해야 한다. 상승 흐름이 꺾이면 코스피지수도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0년 주식시장 캘린더

지난해 11월엔 127.3을 기록했다. 2008년 11월(110.4)을 저점으로 12개월 연속 상승세다. 2000년 이후 움직임을 보면 바닥을 찍은 뒤 12개월 안팎 오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과거의 예로 보면 12개월 동안 올랐으니 조만간 상승 흐름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 2009년 12월 수치는 이달 28일에, 올 1월 수치는 2월 26일에 발표된다.

일부 전문가는 경기선행지수의 방향 전환을 근거로 상반기 증시 약세를 전망한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걱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경기선행지수와 코스피지수가 유사한 흐름을 보이기는 하지만 ‘경기선행지수 꼭지=코스피지수 고점’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전달이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치가 나빠지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도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지수가 하락한 1998, 2000, 2009년엔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평균 50%였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나빠져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나아졌을 경우엔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12%에 그쳤다는 것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한국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리다. 그 때문에 국내 경기가 꺾이더라도 해외에서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경기 둔화의 완충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확인해야 할 것은 기업 실적이다. 미국 기업은 1월 중순부터, 한국 기업들은 2월 초·중순부터 2009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 기업들이 매출을 늘려 이익을 늘렸는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해 2, 3분기 미국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은 감원 등 비용 감축에 힘입은 결과다. 4분기에는 물건을 팔아 실제로 돈을 벌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서는 바닥이 언제인지를 체크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국내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올렸음에도 10~11월 증시가 부진했던 건 그해 4분기부터 실적이 둔화돼 올 1분기까지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난해 4분기가 실적 바닥이 아니었냐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적 시즌에 맞춰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물론이고 올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도 점검해봐야 한다.

중국에서는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린다. 중국 경제 정책의 방향이 결정되는 중요한 회의다. 위안화 절상 문제, 자산 가격 급등에 따른 규제책 등 중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2분기 주식시장의 올해 최대 이벤트는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다. 올해는 그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MSCI지수와 경쟁 관계에 있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두 지수는 세계 양대 벤치마크 지수다.

6월 MSCI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성사만 되면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국내 증시가 FTSE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고 나서 하반기 16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 앞서 상반기에 들어온 돈은 6조3000억원이다. 특히 FTSE지수를 주로 쓰는 유럽계 자금의 유입폭이 컸다. 상반기 5000억원에도 못 미치던 영국계 자금은 3분기에만 3조원 가까이 몰렸다.

MSCI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돈은 전 세계 5조~6조 달러로 추정된다. FTSE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자금 규모(3조 달러 추정)를 웃돈다. 키움증권은 MSCI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90억 달러(약 10조원)가 국내 증시에 들어올 것으로 분석한다. 물론 편입을 예상하고 지난해 미리 한국 주식을 샀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올해도 ‘사자’에 나선다면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주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공급 측면에서는 생명보험사의 상장이 이슈다. 그중에서도 삼성생명이 관심사다.

“상반기 상장할 계획”이라는 회사 측의 일정대로라면 2분기 중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생명의 장외시세는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공모가 역시 100만원 선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모 규모도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단일 기업으로 사상 최대다. 대한생명(2조원)·미래에셋생명(5000억원) 등까지 합치면 3개 생보사 상장으로 증시에 쏟아질 물량이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포스코건설·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을 비롯해 코스닥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내년 공모 규모는 최대 10조원이 될 수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 규모(3조원대)의 세 배를 웃돈다. 살 만한 세력은 없는데 물량만 쏟아지면 증시에는 부담이다. 게다가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생명 등을 사기 위해 은행 등 다른 금융주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5월에는 중국 상하이엑스포가 열린다.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행사에는 191개국과 48개 국제기구가 참가한다. 관광객은 중국과 해외를 포함해 7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상하이엑스포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상승 효과를 0.2%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6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 본선 경기가 열린다. 관련 광고 시장은 앞서 2월에 열린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보다 더 크다. 또 5월께 나로호 2차 발사가 계획돼 있다.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관련 주식들이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3분기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쏟아부은 돈은 언젠가 거둬 들여야 한다. 그대로 뒀다가 자산 가격을 밀어올려 또 다른 버블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시기다. 너무 이르면 경기 불씨를 꺼뜨릴 수 있고 너무 늦추면 손 쓸 겨를도 없이 버블이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 2분기부터 ‘출구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이 4~5월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증시에 일시적으로 충격이 올 수 있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어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 관심사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시기다.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을 포함해 전 세계 증시에 투자되는 돈의 상당 부분은 ‘달러 캐리’ 자금이다. 제로 금리로 달러를 빌려다가 높은 수익이 날 것 같은 곳에 투자하는 돈이다. FRB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 캐리 자금으로 투자했던 이들은 들고 있던 주식을 팔아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팔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 급락 상황이 올 수 있다.

미국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FRB의 금리인상 시점은 3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0년은 물론이고 2011년 중반까지 FRB가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골드먼삭스)는 예상도 있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반기 FOMC 회의는 8월 10일, 9월 21일, 11월 3일, 12월 15일 네 차례 예정돼 있다. 회의를 전후한 시기엔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지표·주택가격지수·소매판매·소비자물가지수 등을 꼼꼼히 살펴보자.

4분기 이 즈음이면 증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관심은 역시 ‘실적’으로 몰린다. 실적은 증시의 영원한 테마다. 10월 중순 이후엔 미국 기업, 11월 초·중순부터는 한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해마다 4분기만 되면 신문 지면에 등장하는 투자법도 있다. 배당주 투자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미리 주식을 사 두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코스피지수 대비 배당지수(KODI) 월별 상승률을 분석해 본 결과 3, 9, 10월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증권사 김동영 연구원은 “9∼10월이 배당주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예상 배당 수익률보다 주가 수익률이 높다면 주식을 계속 들고가기보다는 팔아서 차익을 얻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연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을 챙기면 된다.

11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13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이보다 조금 앞선 8일에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6)가 열린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합의 여부가 관건이다. 결과에 따라 태양력·풍력·LED 등 녹색 관련 주들의 주가가 크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또 10월 GM이 전기자동차 ‘볼트(Volt)’를 출시하는 것과 때를 맞춰 2차 전지 테마주가 다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서는 11월 말~12월 초 중앙경제공작(업무)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는 2011년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대강의 밑그림이 그려진다.3분기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쏟아부은 돈은 언젠가 거둬 들여야 한다. 그대로 뒀다가 자산 가격을 밀어올려 또 다른 버블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시기다. 너무 이르면 경기 불씨를 꺼뜨릴 수 있고 너무 늦추면 손 쓸 겨를도 없이 버블이 부풀어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경우 2분기부터 ‘출구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본다. 한국은행이 4~5월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증시에 일시적으로 충격이 올 수 있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이미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하고 있어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 관심사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시기다.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을 포함해 전 세계 증시에 투자되는 돈의 상당 부분은 ‘달러 캐리’ 자금이다. 제로 금리로 달러를 빌려다가 높은 수익이 날 것 같은 곳에 투자하는 돈이다. FRB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달러 캐리 자금으로 투자했던 이들은 들고 있던 주식을 팔아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팔자 물량이 쏟아지면서 증시 급락 상황이 올 수 있다.

미국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FRB의 금리인상 시점은 3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10년은 물론이고 2011년 중반까지 FRB가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골드먼삭스)는 예상도 있지만 3분기 이후부터는 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반기 FOMC 회의는 8월 10일, 9월 21일, 11월 3일, 12월 15일 네 차례 예정돼 있다. 회의를 전후한 시기엔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지표·주택가격지수·소매판매·소비자물가지수 등을 꼼꼼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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