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뽕' 투입 환각상태 애인살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히로뽕을 투약한 연인의 '환각 파티' 가 살인으로 이어졌다.

또한 부부가 히로뽕을 투약했다가 환각에 빠진 아내가 "남편이 나를 죽이려 한다" 며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마약 투약이 점차 일반화하고 안방까지 침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5일 히로뽕을 투약하고 애인과 성관계를 가진 뒤 애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明모(26.노래방 종업원.경기도 의왕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明씨는 지난 24일 오전 3시쯤 서울 신림동 L여관에서 애인인 吳모(19.K대 간호학과1)양과 함께 히로뽕을 투약하고 성관계를 가진 뒤 환각상태에서 吳양의 목을 조른 혐의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돼 '깊은' 관계로 발전해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노량진에 있는 한 여관에 들러 히로뽕을 투약하고 성관계를 가졌다.

이들은 이튿날 신림동의 여관으로 옮겨 다시 히로뽕을 4회씩 투약했다. 보다 강한 자극을 위해 히로뽕의 양을 늘렸다.

21일 신림동의 L여관으로 옮긴 연인은 히로뽕 양을 더 늘려 7회씩 투약하고 환각 속에서 성관계를 가졌다.

3일 동안 방 밖으로 나오지 않은 두 사람을 수상히 여긴 여관 주인은 24일 오전 4시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吳양은 얼굴과 목에 시퍼런 멍이 든 채 시신이 돼 있었고 明씨는 초조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화장실에서 남은 1g여의 히로뽕이 발견됐다.

明씨는 "吳양이 신음소리를 내고 발로 벽을 차는 등 발작증세를 보여 히로뽕 투약 사실이 들통날까봐 입을 막고 목을 졸랐다" 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5일 잠자리에서의 쾌락을 높이기 위해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李모(37.전과 12범)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오후 6시쯤 집에서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다.

투약사실은 부인 李모(42)씨가 환각증세에 빠져 "남편이 나를 성폭행하면서 죽이려 한다" 며 경찰에 신고해 들통났다.

李씨 부부는 히로뽕 중독자들의 1회 투여량보다 많은 양을 주사해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도 환각상태에 빠져 있었다.

구두훈.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