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나타난 김정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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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정남이 25일 아침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 기자들과 한국말로 나눈 대화내용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으로 보이는 인물(左)이 25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01년 5월 일본에서 추방될 때(사진아래)보다 금목걸이를 하는 등 한층 세련된 모습이다. [지지통신 제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9시15분쯤 수행원 없이 검은 상의에 선글라스를 끼고 공항 입국장에 나타난 그는 한 일본 기자가 한국어로 "김정남씨입니까"라고 묻자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때마침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 교섭의 북한 측 대표단을 기다리던 일본 기자 네댓명에게 둘러싸여 4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날 촬영된 사진은 2001년 일본에서 찍힌 사진과 비교하면 머리 모양이 바뀌었으나 턱과 볼에 난 점의 개수와 위치가 일치했다. <김정남 육성은 www.joongang.co.kr>

김정남은 평양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한 뒤 "여러 나라…"라고 말하다 입을 닫았다. "보위부 부장이 됐다는 소리가 있다"는 물음에는 "이러지 마십시오"라고 대답했다. "최근 아버님과 만났느냐"는 질문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영희의 사망설이 있다"는 물음엔 "모르겠다"고 답했다.

수행원 없이 혼자 나타난 그는 택시를 타고 베이징 시내 쪽으로 사라졌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김일성 배지를 달고 있지 않았다"면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듯했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이후 일본으로 밀입국하다 적발돼 추방당한 뒤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엔 후계 경쟁에서 이미 탈락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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