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벤처 마피아' 대부 칸왈 레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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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실리콘밸리내 인도인들의 모임인 '인더스 엔터프러너즈(TiE)' 회장인 칸왈 레키(54)는 인도 벤처 마피아의 대부로 불린다.

실리콘밸리에서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인도인은 20만명. 이들이 설립한 벤처기업의 가치를 합하면 2천3백50억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인도기술공대(IIT)출신으로 1970년대 미국으로 취업 이민을 간 사람들이다. 결속력이 대단해 '인도 벤처 마피아' 란 애칭을 얻었다. 미국의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레키는 이 마피아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IIT 봄베이 캠퍼스를 졸업하고 11년동안 미국 RCA시스템스.시그널링크 등에서 시스템 기술자로 근무했던 레키는 82년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엑셀란을 설립했다.

7년후 2억1천만달러를 받고 엑셀란을 노벨에 매각한 뒤 노벨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하다 95년 퇴직했다.

이후 그는 TiE 활동에 적극 매진, TiE를 인도 벤처기업의 인큐베이터로 키웠다.

그는 지금까지 45개 인도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1백만달러를 투자한 인터넷기업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2억4천만달러짜리 회사로 컸다. 그의 재산은 5억달러를 넘는다.

레키는 10~15분 정도 설명을 들은 후 바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많은 벤처 기업인이 자신의 기술 수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환상에 젖어있다" 며 "이러한 '기술 거품' 을 정확히 지적해주는 것이 나의 일" 이라고 말했다.

레키는 최근 5백만달러를 모교에 장학금으로 보내고, 인도 총리를 만나 미국식 기업문화의 도입을 권유하는등 벤처를 통한 인도의 경제 개혁에도 주력하고 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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