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후보들 인지도 높이기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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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도지사를 상대로 도전장을 낸 이들은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 얼굴과 이름 알리기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가수협회 회원으로 ‘노래하는 국회의원’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정두언(사진 왼쪽) 의원은 최근 4집 앨범 ‘희망’을 냈다. 당 내 서울시장 예비후보군에 올라 있는 그는 “노래로 축사를 대신하겠다”며 각종 송년 행사를 뛰고 있다. 12월 8일 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송년회에선 건배사 대신 ‘바람되어 다시 오마’를 불렀다. 12일 저녁엔 ‘제2회 대학생트로트 가요제’에 초대 가수로 참가했다.

이미 서울시장 도전의사를 밝힌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행사 품앗이’를 하고 있다. 원 의원은 18일 서울 잠실 교보문고에서 홍준표 전 원내대표의 저서 『변방』 사인회 행사장을 깜짝 방문해 2시간 동안 옆자리에서 책갈피를 펴주는 도우미 노릇을 했다. 홍 전 대표 측은 “예정에 없던 도우미의 출연 때문에 이날 사인회를 도우려고 방문한 영화배우 조재현씨가 뒷자리로 밀려났다”고 전했다.

광역단체장 출마를 결심한 야권 후보군 사이에선 걷기 열풍이 불었다. 가장 먼저 출발 테이프를 끊은 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신계륜(사진 오른쪽) 전 의원이다. 신 전 의원은 4월 8일부터 60일간 한라산부터 임진각까지 650㎞를 걸었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계안 전 의원과 광주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걷기 테마는 구체적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서울 곳곳을 걸었다. 한 측근은 “서울 구석구석 안 다녀 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수석은 ‘길 따라 물 따라 광주 한바퀴’라는 이름을 걸고 8월 31일부터 10월 18일까지 263㎞를 걸었다. 정 전 수석은 “작은 공장, 작은 회사, 작은 농업, 낮은 봉급 수준 등 광주의 모든 것은 작지만 시민들은 희망의 끈을 강하게 쥐고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야당 인사들은 여권과 각을 세우는 일에 열심이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최근 부쩍 4대 강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2월 8일엔 4대 강 사업으로 수용될 예정인 경기도 남양주시의 유기농단지를 방문했고, 11월엔 소멸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장항습지 문제의 해법을 구하기 위해 고양시를 찾았다. 충남지사 도전이 유력한 안희정 최고위원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외치며 11월 7일부터 10일간 충남 곳곳을 돌았다. 지난 11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최근 사비를 털어 당직자 25명에게 ‘아이폰’을 지급했다. 그의 핵심 공약인 인터넷 무상 사용 등 을 선전하기 위해선 “당직자들부터 스마트폰 사용환경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효식·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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