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 신생아 구역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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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들은 식도에서 위로 연결되는 부위의 근육이 아직 미숙하여 음식물을 소화할 때 횡격막이나 복근 수축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음식물이 역류하면서 아기가 구역질을 하는데, 이것을 ‘생리적 게우기’라고 하며 생후 9~12개월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아직 육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부모들을 놀라게 하는 신생아 구역질에 대해 알아보자.

성장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겁먹지 말아야
신생아 구역질은 1세 미만아의 90%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며 성장해가면서 대부분 자연스럽게 고쳐진다. 보통 미숙한 소화기능으로 인해 생기지만, 생후 1개월 이내에는 양수를 잘못 흡입하여 게우는 경우도 많다.

'경악전서'에서는 “若小兒多乳(약소아다유), 滿而溢者(만이일자). 亦是常事(역시상사), 乳行則止(유행즉지). 不必治也(불필치야).”라 하여 아이의 생리적 게우기를 설명하였다. 어린 아기가 우유를 많이 먹어 위가 가득 차면 넘쳐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우유가 다 소화되면 그치므로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아기가 계속 구역질을 한다면 처음 육아를 하는 부모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신생아들은 원래 젖을 잘 올린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문제가 있지 않을까하는 불안과 걱정을 떨쳐버리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 ‘신생아들은 잘 토한다’는 것이 정답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나아지는 증상이므로, 게우기를 해도 아기가 특별히 힘들어하지 않고 체중이 잘 늘고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한 구토가 아니라면 증상 체크 후 병원 찾도록
생리적 게우기가 아닌 경우, 구토는 장중첩증, 유문협착증 등의 위장관 폐쇄나 상기도 감염, 장염, 뇌막염 등 감염성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일시적이고 단순한 구토가 아니거나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구토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분수처럼 많은 양을 토한다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구토 횟수가 잦다 ▶구토 후 눈에 띄게 힘이 없다 등의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도록 하자.

식후에는 트림시키고 바로 눕히지 않는 것이 중요
생리적 게우기는 생활 속 관리로 쉽게 나아질 수 있다. 식후에는 트림을 꼭 시키고 되도록 몸을 세운 자세를 오래 유지한 후에 머리를 약간 높게 하여 눕힌다. 심한 경우라면 먹는 중간에 트림을 시키고, 다 먹고 난 후에 한 번 더 트림을 시키도록 한다. 우유병을 충분히 기울이고 젖꼭지를 깊숙이 물려 우유를 빨 때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해주면 도움이 된다.

분유를 약간 묽게 타주거나 양을 잠시 줄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엄마의 따뜻한 손으로 복부마사지를 자주 해주고 손발을 데워주는 것도 좋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좋아지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도록 한다. 아기들은 먹고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 만성적인 체기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평소 입 냄새, 대변 냄새가 심하거나 변비기가 있다면 체기를 풀어주는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간단한 침, 뜸 치료나 한방과립제로 쉽게 호전될 수 있다.

■ 한의사 이현희 (강동 함소아한의원 원장)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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