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선릉' 발음 '선능' 이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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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6일자 중앙일보 7면에 '선릉' 의 발음은 '선능' 이 돼야 한다는 KBS아나운서실의 글이 실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선릉' 의 발음은 '선능' 이나 '설릉' 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KBS는 '단일어나 단일 형태소' 의 경우 자음동화 원칙에 의해 'ㄴ' 은 'ㄹ' 의 앞이나 뒤에서 'ㄹ' 로 발음하지만 선릉 같은 '복합어' 의 경우 절음법칙에 따라 'ㄹ, ㄹ' 이 아닌 'ㄴ, ㄴ' 으로 발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절음법칙은 '넋없이' 를 '넉섭시' 가 아닌 '넉업시' 로 발음하는 것처럼 자음 뒤 초성이 '모음' 일 때 앞 자음이 뒷모음에 연음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선릉처럼 앞 음절 다음에 자음 'ㄹ' 이 초성으로 오는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

KBS는 또 '선릉' 을 '선능' 으로 발음해야 할 이유로 복합어인 '일본령' 을 '일본녕' 으로 발음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대관령' 이나 '광한루' 는 '대괄령' '광할루' 로 발음하지 '대관녕' '광한누' 로 발음하지 않는다.

같은 구조를 갖는 단어도 실현되는 소리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만 혼란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발음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면 그 기준은 평소 언어생활시 특정발음의 일반성과 보편성이 돼야 한다.

조재현.천안중앙고 문과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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