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콧방울과 눈망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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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요즘이 일 년 중 성형외과가 가장 붐비는 시기다. 더 크고 뚜렷한 눈매와 오뚝한 코, 갸름한 턱 선을 원하는 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콧망울이 넓게 퍼져 있어 고민이에요” “더욱 또렷하고 큰 눈망울을 갖고 싶어요” 등의 문의가 이어진다고 한다.

위에서처럼 코끝 양쪽으로 방울처럼 내민 부분을 많은 사람이 ‘콧망울’이라 부른다. 그러나 ‘콧방울’이 맞는 말이다. “정훈이는 콧방울을 벌름거리며 웃곤 했다”에서와 같이 ‘콧방울’로 써야 한다.

눈알이나 눈알 앞쪽의 도톰한 곳을 일컫는 ‘눈망울’,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꽃봉오리를 가리키는 ‘꽃망울’이 연상돼 그런지 ‘콧망울’이라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코끝이 두 개의 방울이 붙어 있는 것처럼 생겼다는 걸 떠올리면 ‘콧방울’이 바른 표현이라는 걸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콧볼이 크고 두툼해야 복이 있대” “그는 다른 이들에 비해 유난히 코평수가 넓다” 등에서와 같이 ‘콧방울’ 대신 ‘콧볼’ ‘코평수’라 쓰기도 하나 이는 모두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 즉 통속적으로 쓰는 입말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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