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독극물방류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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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한 미군사령부는 지난 2월 인체에 치명적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한강에 무단방류했으며, 녹색연합이 문제를 제기(13일)하기 약 두달 전에 이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숨겨온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주한미군 공보실장 대리 슈미트(여) 소령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최대 75.7ℓ(20갤런)의 포름알데히드가 용산기지 내 하수도를 통해 단 한차례 방류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를 취했다" 고 밝혔다.

슈미트는 이어 "녹색연합이 발표하기 전 방류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 밝혔다. 주한미군 공보담당 김영규(金永圭)씨도 "지난 5월 15일 독극물 방류 관련자가 제보해와 자체 조사를 벌였으며 지난 10일 그 결과를 당사자에게 통보해 줬다" 고 설명했다.

미군측은 이날 발표한 공식입장에서 "이번의 사건발생을 유감으로 생각하며 한.미 양국의 환경규정 준수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 고 말했다.

미군측은 또 "방류된 포름알데히드는 약 1백90만갤런의 기타 폐수와 함께 영내에서 1, 2차 폐수처리를 거친뒤 난지도 하수처리장에서 종말(終末)처리돼 환경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즉각 반박논평을 내고 "용산기지 안에는 하수처리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희석된다고 해서 반인륜적인 방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며 주한미군사령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김정욱.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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