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손님 우롱하는 세일 행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지하 코엑스(COEX) 쇼핑몰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입주상점 중 소비자를 우롱하는 곳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K상점은 주로 외국에서 수입한 가구.촛대.의자.식기류 등 아기자기한 고가의 소품을 많이 구비해놓아 인기 있는 가게다. 나도 직장이 바로 근처여서 퇴근길에 수시로 들러 사고 싶은 물품들을 점찍어 두곤 했다.

그러던 중 지난 7일부터 이 가게가 세일에 들어가 평소 골라 두었던 욕실깔개를 사러 잠시 들렀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일광고만 붙어 있었지 세일가격이라고 표시된 금액은 세일 전에 비해 단 1원도 낮아지지 않았다.

의아심이 들어 점원에게 따지려 했으나 너무 많은 손님이 몰려 혼잡스러웠던 데다 점원들도 제정신 없이 이러저리 뛰어다니고 있어 한참을 그냥 기다려야만 했다. 10분이 지나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내가 안사면 그만' 이라고 생각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상점을 나왔지만 거짓 상술에 대한 괘씸함과 제대로 따지지 않고 자리를 떠난 나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그날 내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장사는 신용이 떨어지면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이처럼 손님을 안하무인격으로 여기는 가게는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김현숙.서울 강남구 삼성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