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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보신탕이 좋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11일은 초복(初伏).여대생 鄭모(21·연세대3)씨는 이날 친구들과 어울려 서울 신촌에 있는 한 보신탕집을 찾았다.

鄭씨는 “혐오 식품이라고 생각해 꺼렸는데 먹어보니 힘도 나고 피부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예찬론’을 폈다.

같은 학과 친구가 “기름이 적어 다이어트에 좋다”고 권해 지난해부터 보신탕을 먹기 시작했다고 했다.외국인들의 눈길이 곱지는 않지만 애완견과 식용개는 다른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최근들어 젊은 여성들 사이에 보신탕족(族)이 크게 늘고 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보신탕이 건강미용식으로 일부 젊은 여성들에게 받아들여지고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신촌·종로 등지의 유명 보신탕집을 찾는 손님 중 20대 여성의 비중이 근래 20∼30%로 늘어났다고 업소들은 밝힌다.

이는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체력을 북돋워주는 고단백 육류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부 유명 업소들이 밝고 깔끔한 시설을 갖춰놓고 여성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신촌 C보신탕집의 경우 하루 손님의 3분의1 가량이 인근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들이다.주인 金모(58·여)씨는 “개업한 지 15년 동안 여자 손님이라곤 아줌마들뿐이었는데 최근 몇년새 여대생 단골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C보신탕집 역시 전체 손님 중 젊은 여성이 20%를 차지한다.업소측은 “남자 친구와 함께 오는 여성이 많다”며 “보신탕 국물을 마시면 피부가 부드러워진다는 소문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성악을 전공하는 여대생들이 자주 찾는다는 서울 종로 S음식점의 업주는 “무더위에 발성 연습을 하다 보면 체력 보강이 필요해 보신탕을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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