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자유형-그레코로만 '힘겨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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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태릉선수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벤트는 레슬링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 선수들간의 축구경기다.

체력과 투지가 좋은데다 라이벌 의식으로 뭉친 이들의 경기는 축구 한.일전 못지 않게 격렬하다.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위험 때문에 축구는 자제하고 있지만 경쟁은 계속된다. 올림픽 메달이다.

한국 레슬링은 전통적으로 자유형이 강했다. 자유형은 한국의 첫 올림픽 금메달(양정모.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을 비롯해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냈다.

반면 그레코로만형은 84년 김원기의 LA올림픽 금메달이 첫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비록 시작은 미약했지만 방대두 국가대표 감독을 비롯한 그레코로만형 선수들은 음지에서 황무지를 일궜다.

그레코로만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 1개에 그친 자유형을 제치고 레슬링의 적자가 됐다.

그러자 자유형에서는 올림픽에 네 차례 출전한 젊은 지도자 김태우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겨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김감독은 직접 매트바닥 땀을 닦고 지친 선수들을 일으켜 세우면서 "그레코로만형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뛰고 매트에서 굴러라" 고 독려하고 있다.

방대두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최근 자유형 선수들의 훈련 강도가 높아지면서 그레코로만형 선수들까지 훈련에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그레코로만형은 시드니올림픽 출전 선수 6명 중 심권호.김인섭.손상필의 우승 확률을 각각 50% 정도로 보고 있다.

라이벌에게 지고 싶지 않은 자유형 김감독은 "출전권을 따낸 선수 4명 모두 금메달 가능성이 50%는 된다" 고 호언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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