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파업 극적 타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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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은행 총파업 돌입을 앞두고 금융노조 소속 은행원들이 집결한 가운데 노·정(勞·政)양측이 밤샘 협상을 거듭했다.

양측은 10일 밤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한 거운데 3차 협상을 재개한 데 이어 실무위원회를 구성, 밤샘 협상을 계속했다.

이처럼 양측간의 협상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파업이 강행되더라도 조기에 수습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협상에 참여한 정부측 관계자는 "11일 오전 중 합의점에 도달, 파업을 끝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파업 준비에 돌입한 10일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조흥·외환·서울·산업·기업은행 본점 조합원들이 정상영업을 선언하는 등 파업 이탈도 늘어났다.

이에 앞서 금융산업노조(이용득 위원장)는 10일 노조원들이 집단 휴가계를 낸 후 11일부터 총파업을 강행키로 하고, 연세대와 명동성당에서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정부는 이날 오전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금융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법에 따라 엄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인원 감축을 최소화하는 금융개혁을 하겠다" 며 은행파업 자제를 당부했다.

이날 3차 협상은 김호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의 중재로 어렵게 성사됐지만 노조측이 "정부가 내놓은 것이 여전히 없다" 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과 이용득 위원장은 10일 한국노총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치금융 청산과 금융지주회사제 도입 유보 등을 거듭 요구했다.

하지만 9일 주택·국민은행에 이어 10일에는 한빛·조흥·외환·서울은행 등 공적자금 투입은행들도 잇따라 본점 직원 위주로 파업 불참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또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정상영업을 선언했다.

한빛·조흥·외환은행은 본점 직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 집행부의 방침과 달리 파업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각 은행 노조들은 "금융감독원의 강압에 따른 조치" 라며 반발했다.

또 은행장들도 별도 회동을 하고 파업에 대비해 은행들이 공동으로 지역별 거점을 정하기로 했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공과금을 미리 내고 현금을 찾아두려는 고객들이 평소보다 늘어났으나 큰 혼란은 없었다.

경제부·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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