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속 소인·대인론 현대인에 적용해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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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소인(小人)과 대인(大人)의 개념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비쳐지는지 분석하고 싶었습니다."

통상산업부(현 산업자원부) 상역국장.특허청장.산업기술정보원장 등을 역임한 박홍식(69)씨가 최근 수상록 '소인과 대인'(유니콘출판사)을 펴냈다. 박씨는 현재 한성특허법률사무소에서 고문변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여러 곳에 기고했던 글을 모으고, 1년 동안 동양고전을 연구해 이 책을 냈다. 오랫동안 일해온 통상이나 특허분야보다는 동양철학에 관한 내용이 많다.

책에 나오는 삽화는 누이의 손녀인 중학교 2년생 임보미양과 박씨의 며느리 두명이 그렸다. 가족들의 공동작품인 셈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성(人性).인연(因緣).무위(無爲).생리(生理) 등의 주제를 통해 소인과 대인의 의미를 풀어나갔다. 딱딱해지기 쉬운 내용은 흥미로운 중국 고사를 인용해 부드럽게 했다.

그가 정의하는 소인은 마음이 좁고 닫힌 사람이다. 대인은 마음이 큰 사람이다.

재계나 정계의 거물이 아니라 유연하고 이해심이 큰 '열린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박씨는 "크다는 것은 공간적으로는 넓고, 높고, 깊은 것이고, 시간적으로는 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소인과 대인의 의미를 찾아본 것이다.

예컨대 대인을 '이익을 좇지 않고 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이윤 극대화가 목적인 기업가는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한 박씨의 결론은 명쾌하다.'크고, 길다'는 잣대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신과 눈앞의 이익만 찾는다면 소인 기업가이고, 여러 사람의 이익과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한다면 대인이라는 설명이다.

박씨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자고 쓴 수상록이었는데 로터리클럽 등 여러 군데에서 책 내용과 관련한 강연 요청이 들어와 늘그막에 바쁘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글=하지윤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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