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 전국] 크루즈선 1박2일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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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팬스타 드림호의 관광객들이 27일 경상남도 통영시 매물도 앞 바다에서 일출을 보면서 소원을 적은 풍선을 날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27일 오전 7시34분. 경남 통영시 매물도 앞바다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올랐다. 남해안 크루즈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드림호(2만1535t) 갑판에서 이 모습을 본 관광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소원을 적은 풍선을 일제히 날렸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거나 카메라폰으로 장엄한 해돋이 장면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시범운항은 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부산시관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부산시·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행사였다. 여행사를 통해 모집한 일반 관광객 100명과 팸투어 초청 인사 250명 등 350명이 참가했다.

팬스타 드림호는 26일 오후 4시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 국제크루즈터미널을 떠나 부산 앞바다에서 하루를 묵었다. 특히 오후 8시30분쯤 야간 조명이 아름다운 광안대교 앞에 도착한 배에서 선상 불꽃놀이가 펼쳐져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추운 날씨였지만 관광객들은 갑판 위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도록 배는 1시간쯤 머물렀다. 선실 공연장에서는 비보이 공연과 70·80노래자랑, 댄스파티가 펼쳐지고 카페에서는 도자기와 나무공예 체험전이 열렸다. 동래파전과 산성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장터도 펼쳐졌다.

“기암괴석과 소나무를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남해안이 지중해보다 아름답다. 지중해 크루즈는 기항지의 문화를 즐기는 형태지만 남해안 크루즈는 경치를 즐기고 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이 좋다.”(유연국·66·초원국제여행사 대표)

“배 위에서 하루를 묵으며 불꽃놀이와 해넘이, 해돋이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이색 체험이었다.”(김옥필·46·여·거제시 고현동)

팬스타 드림호 선사인 팬스타라인닷컴 측은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자 내년부터 4∼5차례 남해안 크루즈를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한 명 요금(1박2일 기준)은 객실 종류에 따라 20만원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추석 때는 3박4일 코스로 완도나 목포 등 전남까지 운항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관광객은 다양한 계층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남발전연구원 김한도(47) 박사는 “남해안 유람선 관광객들이 연간 5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크루즈 시장의 잠재성이 높다”며 “관련 법규를 한꺼번에 정비하는 특별법을 제정해 크루즈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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