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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초연 때 혹평받았던 ‘명태’ 한국대표 가곡 된 사연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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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변훈이 ‘명태’로 혹평을 받고 제주도로 내려가 버렸어. 1952년 초연 직후 평론가와 청중 모두 외면했거든. 자기 곡을 몰라준다고 낚시나 하며 살겠다는 거였지.” 올 6월 별세한 베이스 오현명의 회고다. 오씨는 52년 부산 ‘한국 가곡의 밤’에서 이 노래를 초연하고, 64년 서울에서 다시 불러 혹평을 호평으로 돌려놨다. 독특한 해학으로 인기를 모으게 된 ‘명태’의 뒷얘기를 전하는 오씨의 목소리는 30일 오후 9시 KBS 클래식 FM의 ‘정다운 가곡’에서 들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올해 뜨고 진 한국 가곡 음악가를 총정리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섬집아기’ ‘바우고개’ 등의 작곡가 고(故) 이흥렬은 올해 탄생 100년을 맞았다. ‘동심초’를 만든 김성태는 지난 11월 건강한 몸으로 올해 100번째 생일을 지냈다. 올해는 그가 동요집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내며 데뷔한 지 꼭 80년 되는 해이기도 했다.

저문 별도 있었다. ‘가고파’‘목련화’ 등에서 시의 말을 맛깔 나게 해석, 한국의 슈베르트로 불렸던 작곡가 김동진은 지난 7월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오현명이 작고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정다운 가곡’은 29일 이흥렬·김성태, 30일 김동진·오현명을 주제로 한 시간 동안 방송한다. 이흥렬의 넷째 아들인 작곡가 이영조(66·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한국 근대음악 연구자인 민경찬(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KBS 아나운서 강성곤씨는 “한 시절 한국인을 위로했고, 이제는 잊혀져 가는 가곡에 다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는 작곡가 하이든 서거 200주기,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이다. 곳곳에서 이 두 작곡가를 기억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강씨는 “아쉽게도 한국 가곡과 관련한 음악가들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2009년을 한국 가곡 작곡가의 해로 기억하고 싶은 바람에서 특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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