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왕복 19만원 … 저가항공의 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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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와 일본 등 근거리 국제 노선 시장에 저가 항공사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저가 항공사들은 기존 운임보다 절반가량 싼 티켓으로 실속파 여행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들은 11~12월 일본 오사카와 기타큐슈,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칭 등에 잇따라 취항했다. 내년엔 인천~마카오, 부산~후쿠오카, 부산~오사카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항공여행의 대중화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회사원 김상도씨는 “연말에 방콕에 가는데 3인 가족의 왕복항공료로 58만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기존 항공사 기준이라면 한 명이 다녀오기도 빠듯한 금액이다. 김씨는 진에어의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했다. 진에어나 제주항공 등은 2~6개월 전에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는 승객에게 기존 운임의 30% 수준인 얼리버드 티켓을 내놓고 있다. 인천~방콕의 기존 항공사 운임이 70만원 안팎인데 비해 얼리버드 티켓은 19만원대면 살 수 있다.

저가 항공사 진에어는 이달부터 태국 방콕행 국제선 정기편을 첫 취항했다. 지난해 7월 국내선 운항을 시작한 지 1년 5개월 만이다. 투입 기종은 180석 B737-800이며 주 7회 운항한다. [뉴시스]

인천~오사카의 얼리버드 티켓은 12만원, 인천~기타큐슈는 10만원이다.

인천에서 일본까지 가는 항공료가 KTX 서울~부산 간 요금과 비슷한 수준인 셈이다. 진에어의 이진우 팀장은 “방콕이나 오사카 노선은 평균 탑승률이 90%를 넘길 정도로 인기몰이 중” 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국내선 중심 노선을 국제선으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진에어는 마카오, 에어부산은 후쿠오카와 오사카 취항을 준비 중이다.

저가 항공사가 가격을 낮춘 비결은 기내 서비스를 단순화한 것이다.

예컨대 인천에서 방콕을 갈 때 기존 항공사는 샐러드와 밥, 육류가 포함된 기내식을 제공한다. 또 와인·맥주·위스키·커피·주스 같은 다양한 음료수도 준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의 기내식은 삼각김밥이나 빵뿐이다. 음료수도 커피나 주스로 단순하다. 또 앞좌석 뒷면에 달려 있어 영화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비디오시스템(AV)이 없다.

국토부 운항안전과 이광희 과장은 “국내외 노선에 취항한 모든 항공사는 조종사·장비·정비체계 등 안전 점검을 통과한 것”이라며 “더 많은 항공사에 국제 노선 취항 기회를 줘 소비자가 다양한 운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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