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12 첼리스트'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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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성인 남자의 목소리를 닮아 윤기있고 깊은 울림과 장중한 음색을 가진 첼로. 인간 목소리의 가성(假聲)에 해당하는 하모닉스 주법까지 구사하며 바이올린 음역까지도 낼 수 있는 폭넓은 악기다.

그래서 독주 뿐만 아니라 같은 악기가 여러 대 모여 앙상블까지도 가능하다.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첼리스트 12명이 오는 17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1996년에 이어 두번째 내한공연이다. 첫 내한공연 때에 비해 단원들의 평균 연령이 젊어졌고 개인기보다는 앙상블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음악적 노선이 바뀌었다.

최근 빌라 로보스.아스트로 피아졸라 등 라틴 음악으로 꾸며진 앨범 '남미 탈주' (EMI)를 낸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도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제1번' , 피아졸라의 탱고 '아디오스 노니노' , 차부카 그란다의 왈츠 '자스민 꽃' , 호라시오 살간의 탱고 '푸에고 렌토' 등 남미의 느낌이 가득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특히 카이저 린데만 '보사노바의 12명' 은 이들이 특별히 위촉해 초연한 곡. 클래식 음악계에도 불고 있는 라틴 열풍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다.

이밖에도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투나잇' . '마리아' . '섬웨어' . '아메리카' , 장 프랑세의 '오바드' 와 함께 한국팬들을 위해 '보리밭' 등 우리 가곡도 편곡해 들려준다.

74년 클뤼겔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 를 초연하면서부터 함께 모여 연주하기 시작한 12명의 첼리스트들은 오케스트라 시즌이 끝나는 매년 여름에는 세계 순회공연에 나선다.

02-580-13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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