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찰관은 어떤 사람들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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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핵물질 실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 사찰이 예상보다 강도가 센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원자력연구소에 대한 사찰을 나흘째 하고 있는 사찰단의 치밀한 조사와 요구 사항에 연구소 관계자들도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5명으로 구성된 사찰단은 식사 접대를 일절 거부한 채 일과 후에는 호텔에 주로 머물며 사찰 준비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묵고 있는 대전 A호텔 관계자는 "오전 7시30분에 호텔을 나가 오후 6시면 돌아왔다"며 "간단한 식사와 차 외에 술을 입에 대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오는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IAEA 사찰관은 어떤 사람들이며, 이들은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일까.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 지역별 담당제=IAEA 사찰본부는 250여명의 사찰관으로 구성돼 있다. 71개국 900여곳의 핵관련 시설을 주시하고 있다. 사찰본부는 지역별로 디비전 A.B.C로 나뉜다. A는 한.중.일을 맡고 있고, B는 아프리카와 미주를 담당한다. C는 유럽이다. 지난달 1차 사찰단장을 맡았던 칼루바 치툼보가 디비전 A의 총책임자다. 2차 사찰단장인 핀란드 출신의 샤코넨은 디비전A의 한 부서(섹션)를 책임지고 있다. 한국을 3년여 동안 맡아왔다. 샤코넨과 동행한 말레이시아 출신의 시드 아즈미는 10년 넘게 한국을 지켜본 '한국통'으로 알려졌다.

◆ 어떤 사람을 뽑나=과학기술부 최종배 원자력협력과장은 "250명의 사찰관 가운데 한국인도 2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만큼 사찰관의 국적은 다양하다.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인 만큼 국가별 배분을 중시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원자핵공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사찰관이 될 수 있다. 경영학 등 인문학 전공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낮은 직급인 P3의 첫해 연봉은 5만달러(약 6000만원) 수준. 시드 아즈미가 속한 P4 직급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 일해야 한다. 샤코넨 단장은 최고 직급인 P5 직급이다. 정년 60세가 확실하게 보장된다.

◆ 어떤 활동을 하나=IAEA는 핵무기를 갖고 있는 5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에 두달에 1~2회꼴로 사찰관을 보내 정기사찰을 한다. 보통 2인 1조다. 이번 사찰단이 5명인 것은 그만큼 특별하다는 증거다. 원전을 찾은 사찰관은 주로 핵연료의 경로와 양에 초점을 맞춘다. 발전소 내 핵물질 계량보고서에 기재된 핵연료의 양과 실제 양이 일치하는지, 감시카메라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예전에 설치한 IAEA 특유의 봉인이 파괴되지 않았는지 등을 살펴본다.

접대는 이들에게 절대 사절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예전엔 식사를 같이하기도 했지만 3년쯤 전부터는 아예 따로 먹는다"며 "특히 업무에 관해서는 절대 함구한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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