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무례한 영사관 직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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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부모를 초청하기 위해 그곳의 한국 영사관을 찾아갔다.

필요한 서류를 접수시키고 난 뒤 지정된 시간에 비자를 찾으려 했으나 뭐가 잘못됐는지 비자발급을 거절당했다.

서류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 직원에게 문의했다.

하지만 영사관 직원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접수실 문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한국인 사증에 관한 문의.면담은 불가' 라고 적혀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영사관을 나와 다시 밖에서 전화를 걸어봤다. 안내직원은 듣는둥 마는둥 하다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곳의 영사관 앞에는 항상 고향을 그리워하는 수십명의 조선족 동포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러나 직원들의 태도는 늘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다.

내 앞에서 접수했던 조선족 할아버지는 "서류 때문에 세번이나 영사관을 드나들었다" 고 말하면서 "물어볼 것이 있어도 도대체 말을 걸어 볼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고 불평했다.

이곳의 조선족이 한국을 가기 위한 절차를 알아보려면 한국영사관밖에 다른 문의처가 없다.

그러나 실제로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은 직원들의 이같은 태도에 좌절감을 느끼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조선족 중에 불법입국자가 많고 영사관에서 이를 막기 위해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예절조차 지키지 않는 영사관 직원들의 태도에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현분.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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