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품귀 현상 더 심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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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사모투자펀드(PEF)와 퇴직연금제 도입,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등 새로운 제도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자산운용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이들 제도는 또 증시의 우량주 수요를 촉발해 그동안 외국인들이 독식해온 우량주의 품귀현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23일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함께 적립식펀드.랩어카운트.변액보험 등 간접투자 상품이 각광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에도 본격 간접투자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대행해주는 간접투자 시대에는 우량 대형주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대우증권은 기금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현재 8조원에서 1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증권연구원은 또 2006년부터 퇴직연금제가 시행되면 2015년에는 그 규모가 18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시장과 제도의 변화로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간접투자 시장의 확대→단기적 매매차익이 아니라, 배당금을 기대하는 장기적 투자환경 조성→우량주에 관심 집중 등 투자 선진화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강대일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우량 주식은 물론 사회간접자본. PEF.부동산.해외주식.채권 등으로 투자 영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운용사들은 도태할 수밖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이 높고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한 우량주의 수급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며 "우량주식의 주가와 체감지수의 괴리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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