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름, 댄스음악이 있어 더욱 신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여름엔 역시 댄스가 강세' 라는 가요계 정설은 올해에도 깨지지 않을 것 같다. 김현정과 백지영, 클론과 쿨 등의 댄스 음악이 이미 시장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이정현.컨추리 꼬꼬.신화.룰라 등이 음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쾌한 노래 만큼이나 가수들의 노출과 관능적인 댄스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그들 중 가장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가수는 역시 이정현. 지난해 10월 데뷔앨범으로 '와' 와 '바꿔' 등을 히트시킨 '테크노 여전사' 이정현은 최근 2집 '이정현 Ⅱ' 를 발표했다.

이번 음반에서 이정현은 '바꿔' 를 작곡했던 최준영을 비롯, 윤일상.이현도.닥터코어 911.심상원 등 개성 있는 작곡가들의 곡을 다양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타이틀 곡 '너' 는 이집트 전통악기로 연주한 이집트 가락을 샘플링한 동양적인 분위기와 테크노 리듬이 조화를 이룬 곡이다. '바꿔' 를 작곡한 최준영씨의 곡으로 이정현 특유의 음색을 잘 살렸다. 멜로디 등은 '바꿔' 를 많이 연상시키지만 이국적인 사운드를 강조했다.

'줄래' 는 독특한 리듬과 간드러진 목소리로 눈길을 끈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는 랩과 메탈을 혼합한 하드코어 곡으로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컨츄리 꼬꼬는 촌스럽고 익살스런 듀오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다. 3집 음반도 코믹한 멜로디와 가사의 댄스곡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정현에게 곡을 준 최준영씨가 작곡한 '오 가니' 가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이다. 가성의 코러스로 삽입한 '오 가니' 란 가사와 더불어 '니' 로 운을 맞춘 후렴구가 재미있다.

지난해 'Gimme, Gimme' 를 작곡했던 최수정씨의 곡인 '키스 미' 는 라틴 리듬과 트로트 리듬을 혼합한 댄스곡이다. 다양한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각기 다른 스타일의 곡을 '컨츄리 꼬꼬풍' 으로 소화해냈다.

또한 남성 6인조 힙합 그룹인 신화의 매력은 '힘' 과 '유려함' 을 조화시킨 음악에 있다. 전반적으론 쿵쿵거리는 드럼사운드를 최대한 살려 장중하고 강렬한 분위기가 넘치지만 때로는 부드럽고 달콤하고 화려한 하모니가 색다른 맛을 자아내기도 한다.

타이틀곡 '온리 원' 이 그런 리듬과 유려한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다면 '올 유어 드림즈' 는 비장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잼#1' '체인지' '보텍스' '사이버 러브' 등도 남성적인 힘을 강조한 곡들이다.

이밖에 '헤이 유' 를 부른 샤크라와 '원 러브' 를 부른 원타임 등도 댄스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DJ DOC의 '런 투 유' 도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댄스 음악은 가수들의 노출경쟁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최근 살사 리듬의 '대시' 와 '새드 살사' 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백지영이나 '초련' '거짓말' 을 부른 클론의 공통점은 바로 건강미 넘치는 육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멍' 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현정 역시 관능적인 분위기를 내세우고 있다.

댄스음악은 가볍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쉽게 대중성을 확보한다. 또 댄스음악이 가요의 주류로 자리잡는 데에는 노래방 문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댄스곡은 여럿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흥을 돋우는데 그만이기 때문이다.

10~20대부터 30~40대까지 나이와 직업을 불문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에도 적잖은 역할을 한다. 더구나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엔 가볍고 경쾌한 댄스곡이 더욱 환영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요의 '댄스 일변도' 가 음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한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한 평론가는 "여름엔 댄스곡을 해야한다는 조바심에 가수들이 앨범을 급조한다는 인상도 짙다" 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고 진단했다. 또 뮤직비디오.패션 등 노래 외적인 요소들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주 기자 < ju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