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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일본 총리 끝없는 실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의 실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 내각 발족 직후 가벼운 입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탈선은 이어졌다.

"선거에 관심없는 사람은 잠을 자면 좋겠지만…" 이라는 발언만이 아니다. 곳곳에서 해프닝이 일어났다.

19일 오사카(大阪) 시의 합동연설회에서는 오키나와(沖繩)주요국 정상회담을 만박(萬博.만국박람회)으로 불렀다.

그것도 여러번 되풀이했다. 1일에는 정상회담 장소인 반코쿠신료칸(万國津梁館)을 언급하면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 총리는 이 만박의 회의장이 완성되는 것을 마지막까지…" 라고 말했다.

15일 지바(千葉)현에서는 정보기술(IT)혁명을 언급하면서 IT를 이른바 '집적회로(IC)' 라고 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한반도 정세를 말하면서는 "두개의 민족으로 분단됐기 때문에" 라고 설명했다.

13일 도쿄(東京) 유세 때는 올해 경제성장을 두고 헤이세이(平成) 12년(2000년)이 아닌 쇼와(昭和) 12년(1937년)이라고 했다.

선거 공고 전 물의를 빚었던 '신의 나라' '국체(國體)' '총후(銃後)' 를 비롯한 군국시대의 용어를 선호하는 습관도 바뀌지 않았다.

2년 전의 금융위기 대응 문제와 관련해 '거국일치' 라는 용어를 썼다가 부랴부랴 "나라전체가" 로 바꿨다.

교육문제를 주제로 연설할 때는 패잔병이란 용어를 썼다.

"중학교에서 고교에 진학할 때 선별을 해 어린이들이 패잔병과 같은 기분이 된다" 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오키나와 만박.IC혁명을 비롯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총리어(語) 연발" 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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