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프로젝트 중간점검] 2. 주춧돌 제대로 놓여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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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밀라노프로젝트는 섬유산업관련 기술 및 정보교류 지원 등을 통해 대구지역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게 목표.

이를 위해 패션디자인 개발을 선도할 패션디자인개발센터등 9개 센터.전시장을 새로 짓거나 확대하고 각종 자금지원 기능을 갖추는 주춧돌 놓기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17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밀라노프로젝트 기반조성 사업의 완성율은 현재 31.1%(6월 1일 기준). 올 연말까지 48%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패션디자인 부문〓가장 많은 예산(1천8백34억원)을 책정해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분야. 이중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북구 산격동)는 동구 봉무동에 들어설 패션어패럴밸리와 함께 패션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릴 견인차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지원센터는 오는 8월중순 완공돼 17개 사업중 가장 먼저 본격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의 패션정보를 수집, 새로운 패션을 창조하는 산실 역할을 맡는다.

또 세계 패션시장의 동향을 분석해 미리 유행할 소재.디자인.색상 등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전해준다.

이때부터 업체들도 대구섬유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음을 실감하게될 것같다.

한 업체 관계자도 "제때 정확히 보기 어려운 세계 패션의 흐름을 짚어줄 것" 이라며 잔뜩 기대하는 모습이다.

패션정보실과 패션쇼를 할 수 있는 2백50평 규모의 이벤트홀도 이곳에 입주하게 된다.

◇ 품질향상 부문〓서구 중리동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본관 남쪽에도 돔형의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바로 신제품개발센터다.

이곳 관계자는 "다음달 초부터 원사를 가공하는 복합가공기, 워터제트.에어제트.레피어 등 직기들을 설치해 10월부터는 가동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1층엔 실을 가공하는 준비기.연사기와 직기 10대, 2층엔 새로운 원사를 만들어낼 설비가 들어선다. 원사를 만들어 새로운 직물을 짜는 소규모의 공장인 셈이다. 투자금액만 2백70억원.

손길수(孫吉銖)신제품개발본부장은 "제대로 된 특수사(絲)를 개발할 경우 수억달러를 벌어들일 수도 있다" 며 "반드시 첨단소재를 개발하겠다" 며 의욕을 보였다.

원사.제직.염색분야의 세계시장 흐름을 파악해 업체에 전해줄 정보망 구축도 한창이다.

서구 비산동 염색기술연구소에 건설중인 니트 시제품가공공장과 염색디자인 실용화센터도 완공이 멀지 않았다.

니트 시제품가공공장은 업계의 숙원사업. 니트의류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어 경쟁력이 높은 분야지만 영세한 업체들이 시제품을 만들어 보는 것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도 선진국의 70~80% 선에 머물고 있다는 업체의 염색기술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염색조합 이병홍(李炳弘)상무는 "임(賃)가공 수준에 머물고 있는 염색업계로선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고 밝혔다.

◇ 인프라.자금지원 부문〓대구 섬유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섬유종합전시장이 올해 말 완공된다. '국제적' 이라는 말에 걸맞게 2만6천평 규모다. 국제회의장과 각종 지원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동안은 외국 바이어들이 방문해도 섬유제품을 보여줄 만한 곳이 마땅찮아 낭패를 보곤 했다.

달서구 성서공단의 섬유기능대학도 내년부터 한국섬유패션대학으로 바뀐다.

5개학과 5백명이던 학생도 9개 학과에 8백80명으로 늘어나 섬유.패션 전문인력 양성 역할을 맡게 된다.

이밖에 섬유소재개발.염색가공기술.생산성향상.염색시설도입 등에 필요한 자금도 융자하고 있다.

◇ 문제점=하지만 이처럼 방대한 사업에 대한 경계의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들은 "돈을 들여 시설만 번듯하게 지어놓고 제대로 운용하지 못한다면 결국 예산만 낭비할 것" 이라는 경고다.

정기환.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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