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페셜 리포트] 최고령 임원, 91세 홍종열 고려제강 명예회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국내 상장업체 임원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의 연령 차는 63살이나 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 시장에 등록(올 7월 기준)된 704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다. 최고령자는 홍종열(91) 고려제강 명예회장이다. 그는 1945년 고려제강의 모체인 고려상사를 설립하면서 임원 생활을 했다. 88년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줄 때까지 44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교량·엘리베이터·크레인 등에 들어가는 쇠밧줄 제조업을 하면서 이 제품의 수입 대체를 이루는 등 꾸준히 회사를 키웠다. 지금은 경영 자문을 하면서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연소 임원은 ㈜고제의 사외이사인 강상구(28)씨다.

매출 30대 기업 중 최고령 임원은 SK에너지의 조순(81) 사외이사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그는 2004년부터 이 회사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가장 젊은 임원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의 피터 햇(31) 부행장과 50살 차이다. 피터 햇 부행장은 이 은행 인사본부를 총괄한다.

‘직업은 임원이고 직책은 대표이사’라는 평가를 받는 장수 임원도 많다. 대표적 인물이 일동제약 이금기(76) 회장이다. 그는 59년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84년부터 현재까지 25년간 대표이사를 맡아 온 대표적 전문경영인이다. 활성비타민 ‘아로나민(63년)’ 등을 개발한 공로로 66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시절 이 회장은 잠시 일동제약 대표에서 물러나 유아식 제조업체인 일동후디스 경영을 했지만 일동제약이 계열사였던 맥슨전자에 빚 보증을 많이 서는 바람에 98년 9월 1차 부도를 내자 일동제약 대표로 복귀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조기 졸업시켰다.

공식 임원은 아니지만 준임원에 속하는 최고령자는 송인상(95) 효성 상임고문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인이기도 한 그는 59∼60년 재무장관을 지냈고, 80년 동양나이론(현 효성T&C)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계에 투신했다. 98년부터 효성 고문을 맡고 있다.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