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남북시대] 회담 마지막날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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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 북한보도 및 반응〓북측 언론매체들은 15일 이른 아침부터 남북 공동선언 서명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은 오전 5시부터 뉴스시간마다 머릿기사로 합의사실과 김대중 대통령 내외 등 대표단의 평양활동을 보도.

평소 사전제작하는 '노동신문' 도 14일 밤 늦게 서명된 공동선언 전문을 15일자 1면 머리에 크게 실었다.

그 아래에는 金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하는 사진과 관련기사를 보도했으며 2면에는 화보와 함께 金대통령이 金위원장을 만찬에 초대한 사실까지 자세히 알렸다.

합의사실이 알려지자 평양시민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조국통일이 눈앞에 보인다" 며 반가워 했다.

기자단 안내원인 고영수(46)씨는 "북남 공동선언이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전환적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주민들은 (김정일)장군님의 결단에 환성을 지르고 있다" 고 말했다.

고씨는 또 "우리는 장군님이 수표(서명)하시면 온 인민이 따른다" 면서 "남쪽에서도 합의대로 성실히 이행해달라" 고 말하기도.

대표단이 움직이는 행사장에서 만난 북측 주민들도 밝은 얼굴로 박수를 치며 "수고하셨습니다" 고 인사했다.

14일 밤 12시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고려호텔에 있는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합의문을 발표하자 밤늦게까지 대기하고 있던 북측 안내원과 호텔직원들은 "정말이냐" "큰 일을 해냈다" 며 환호했다.

특히 기자 안내원들은 밤늦게까지 기다리다 합의문을 남측기자들로부터 구해 읽어보며 "서로 자기 입장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데 대해 전 인민이 환영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오전 2시가 넘도록 호텔 바에서 남측기자들과 합의내용을 토론했다.

◇ 수행원 별도 일정〓14일 밤 늦게까지 남북한 합의에 진력한 金대통령이 15일 오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한 반면 수행원들은 평양인근의 유적지 등을 관람했다.

24명의 특별수행원과 취재기자단은 평양시에서 약 20㎞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고구려 시조 동명왕릉을 찾았다.

김민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김운용 대한체육회장 등은 북측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왕릉을 둘러본 뒤 규모의 방대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전날 만찬장에서 즉흥시를 낭송하기도 했던 시인 고은씨는 왕릉을 향해 큰절을 올리기도.

이들은 이어 남북 공동선언작업에 참여한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평양시내 만경대구역에 있는 만경대 닭공장을 방문, 인공부화실 등을 둘러봤다.

이곳은 평양시민들에게 닭고기와 계란 등을 생산.공급해주는 북한 최대의 닭공장으로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독일에서 최신식 설비를 들여와 현대적으로 모습을 바꿨다.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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