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혼조장세…외국인 매수세등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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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주식시장이 최근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로 하루종일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장세에 들어섰다. 더구나 투자자들의 눈과 귀가 남북정상회담 뒤에 나올 남북경협 내용에 쏠리면서 회담결과를 일단 두고 보자는 관망세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14일 거래소 시장은 9차례나 등락을 거듭하며 저점과 고점의 일교차가 27.21포인트에 달했다. 코스닥시장도 관망세가 번지면서 오르내림이 12차례나 되풀이됐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전날에 비해 14.82포인트(1.84%)오른 819.27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이는 장 막판에 삼성전자에 대량 사자 주문이 몰린데 힘입은 것으로, 전체적으론 하락종목이 더 많은 전형적인 조정장세가 펼쳐졌다.

◇ 예상됐던 조정국면〓지난달 말부터 2주일간 급등장세가 지속되면서 거래소 시장은 저점에 비해 2백30포인트나 상승해 상승률이 37.3%(코스닥시장은 47.5%)에 달했다.

더구나 거래소는 830선, 코스닥시장은 165선에 대량의 대기매물이 깔려 있어 매물벽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낙폭과대가 최대 호재, 단기 급등이 최대 악재' 라는 증시격언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다. 기술적으로도 20일 이동평균선 대비 현재 지수의 비율을 보여주는 이격도에서 지난 12일까지 매도신호가 나타나 쉬어가는 장세가 불가피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도 "단기 과열권에 들어갔으므로 거래소는 750선, 코스닥은 145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하며 증시주변 여건에 따라 바닥확인 과정을 거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관건은 외국인 매수세〓최근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순매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8일 4천8백79억원, 12일 1천5백79억원, 13일 3백9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14일에는 10일만에 순매도(48억원)로 돌아섰다.

이는 외국인들이 그동안 주식을 너무 많이 순매수(9일간 2조2천8백94억원)했기 때문인데 이들의 순매수 재개는 14일 밤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달려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지수가 낮은 것으로 발표되면 금리인상 요인이 그만큼 줄어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여건을 개선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주요 변수〓문제는 2박3일간의 정상회담 결과 구체적인 경협내용이 나오느냐는 것인데 15일 중에는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경협 내용이 국내 기업들의 수익증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증시에는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전망이 많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는 "북한과 대규모 경협이 이뤄지더라도 우리 기업들에게 현실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면 단기적으로는 이렇다 할 호재가 되지 못할 것" 으로 예상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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