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관련 학칙 대학가 관심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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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각 대학이 성폭력 관련 학칙 제정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대학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지난 봄 학기부터 펼치고 있는 성폭력 관련 학칙 제정 움직임은 최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잇따른 성추행 사건으로 활기를 띄고 있다.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대학은 서울대학교. 수년전 소속 대학교수의 성희롱 문제로 홍역을 치뤘던 서울대는 최근 성폭력 문제가 전반적인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성폭력 학칙을 제정해 2학기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개교 54년 만에 처음있는 일로 주목을 끌었다.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고려대.중앙대 등 각 대학도 관련 학칙 및 제도를 마련하기에 분주하다.

지난해 2월부터 성폭력 학칙 제정안 마련을 준비해 온 연세대는 올 3월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에 학칙 검토를 의뢰해 놓고 있다.

또 교수.학생 각 4명과 교직원 대표 1명이 참여하는 성폭력대책위원회도 만들었다.

학칙 제정의 기본 골격에는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져 있으나 학칙에 따라 운영할 각 위원회의 참여 인원을 놓고 대표간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학생측은 위원회에 학생들이 교수와 동수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학교측은 동수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지난 5월초 학칙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법대.공과대.사범대.문과대 학생 대표와 동아리 하늘의 절반 등의 대표가 참여하는 이 위원회는 여름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활동해 학칙안을 마련한다는 시간표를 짜놓았다.

오희정 고려대여학생위원회 학술국장은 "학생들이 의견 수렴을 위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고 2학기쯤에는 학교측과 학칙안을 놓고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측은 학생회 측에서 공식 건의를 해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안성캠퍼스 총여학생회가 지난 3월말 성폭력 학칙의 가안을 만들어 둔 상태. 방학 중 학칙 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경희대 총여학생회 역시 이미 설문조사를 마친 만큼 이를 바탕으로 2학기부터 학칙 제정에 대해 학교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다른 대학들도 성폭력 학칙 제정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당분간 캠퍼스 제1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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