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인 "잘생기고 봐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정치인의 외모가 표를 더 얻거나 덜 얻는 변수로 작용할까. 이 질문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11일 대통령학 학자와 정치인.정치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유권자들이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볼 수 있는 상황에서 잘 생긴 외모는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제시했다.

반대로 호감이 가지 않는 외모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직접 볼 수 없었던 1백여년 전과 달리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체중 1백60㎏의 거구였던 미 27대 대통령(1909~1913)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가 요즘처럼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주변에선 물론 본인 스스로도 추남임을 시인한 에이브러햄 링컨도 TV시대였다면 강력한 카리스마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게 표를 깎아 먹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 정치인 중에서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출판 거부 스티브 포브스(공화)가 카메라에 클로즈업되는 것을 싫어하며 라디오 시대로 되돌아 가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존 F 케네디와 로널드 레이건은 잘 생긴 외모가 표심을 잡는 데 큰 몫을 한 경우다.

여성 정치인의 외모는 그러나 너무 아름답거나 관능적 매력을 갖고 있어도 감표 요인이 되기 때문에 남성 정치인보다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9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밥 도울의 부인 엘리자베스나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등이 유권자의 표를 끌어모으는 적당하고 원숙한 매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힐러리는 지난해 에스콰이어지(誌)로부터 여성 정치인으로선 표를 깎아먹는 요인이 되는 '섹스 어필형' 의 매력을 가진 것으로 지적됐으나 이런 매력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권력과 지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그러나 외모가 변수로 작용하더라도 핫 이슈에 대한 입장이나 정력적인 선거운동 노력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