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도 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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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SK㈜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고차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면서 인터넷 중고차 판매 시장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기업이 중고차 판매에 눈을 돌린 것은 2년전부터 중고차 거래가 신차 거래 대수를 앞설 만큼 시장이 활성화된데다 최근 인터넷 중고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팔리는 중고차는 월 1만5천대 정도다. 지난해 전체 중고차 거래가 1백44만6천여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10%가 사이버 공간에서 사고팔린 셈이다. 업계는 최근 증가세를 감안할 때 1~2년 안에 인터넷 거래 비중이 20~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대기업도 뛰어든다〓정유회사인 SK㈜는 지난달 25일 인터넷 중고차 판매 사이트인 '엔카닷컴(http://www.encar.com)' 을 열고 중고차 매매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사이트들이 단순히 중고차 매물을 올려 놓고 매매를 중개하는 데 비해 SK는 수도권 직영 주유소 8곳에 엔카센터를 만들고 공인 차량정비사를 배치해 75개 핵심부품에 대한 사고.고장 유무를 진단해준다는 것이다.

또 미국 에이온사와 제휴해 차량 진단을 거친 차에 대해 판매 후 3개월, 주행거리 5천㎞까지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해주며, 하나은행.LG캐피탈 등의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도 알선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은 이 사이트에 희망 가격과 진단 결과를 함께 올림으로써 구매 희망자가 중고차를 믿고 살 수 있도록 했다" 며 "사이트는 중고차 거래 정보만 제공하고 중고차 거래는 엔카센터에서 거래 당사자가 직접 만나서 한다" 고 설명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양측이 이 사이트에 각각 법정수수료(2%)를 내면 된다.

◇ 기존 사이트 서비스 개선〓카메가 닷컴(http://www.carmega.com)은 인터넷 중고차 판매에서 처음으로 보증제도를 도입했다.

나온 지 2년 미만인 중고차는 2년.4만㎞까지, 3년 미만 차는 3개월.3천㎞까지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이곳에서 차를 산 뒤 2년이 지나면 당시 구입가의 최고 60%까지 값을 쳐서 되사주는 보상구입제도 시행 중이다.

카맨샵(http://www.cmshop.com)은 최근 회원으로 가입하면 체인 정비소에서 엔진오일 등을 무상 교환해 주거나 3만원 상당의 운전학교에 초대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달 초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한 베스트 인터넷 자동차 사이트에 선정된 이곳은 인터넷 즉석 복권 코너도 만들었다.

한편 개인의 중고차를 위탁판매하면서 광택.실내 청소.차량점검 및 보수를 무상으로 해주거나, 여성 고객을 위한 전용 경매코너를 만드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늘고 있다.

◇ 위축되는 현물시장〓인터넷 중고차 판매가 늘어나자 서울 장안평과 같은 현물시장에선 매물이 달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개인들이 현물시장에 차를 내놓기 보다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 매물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고차매매사업조합 관계자는 "현물시장에서 매물이 달려 상당수의 매매업자들이 인터넷에 오른 개인 매물들을 구입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며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중고차값이 올랐다" 고 말했다.

이용택.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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