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4연패…용병술도 불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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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사자의 갈기가 축 늘어졌다.

본격적인 중반 레이스에 접어드는 6월 들어 한국시리즈 첫 패권을 차지하겠다던 다부진 각오가 시들해졌다. 이승엽.임창용.김기태.프랑코 등 다른 어느 팀보다도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기 이를데 없지만 결과는 초라하기만 하다.

지난 4일부터 두산에 2연패, 해태에 2연패를 당하며 4연패. 시즌 초반 현대.두산과 드림리그 1위는 물론 양리그 1위를 다퉜지만 7일 현재 28승25패로 매직리그 1위 LG에 추월당했고 드림리그 4위 해태와의 간격도 5게임차로 줄었다. 드림리그 1위 현대와는 무려 10게임 반 차로 벌어졌다.

이승엽-프랑코-스미스의 막강 클린업 트리오는 개점 휴업상태. 스미스는 세경기 연속 무안타에 최근 다섯경기(7일 현재)에서 타율 0.111로 가라앉았고 프랑코도 6일까지 다섯경기에서 1할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를 휩쓸었던 '라이언 킹' 이승엽의 시원한 홈런포도 터지지 않고 있다.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힘이 빠져 있다. 지난 3일 노장진이 등판한 두산전에서 패하면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할 이강철(방어율 6.98).박동희(4.15).최창양(8.82) 등 중견급 선수들이 이렇다 할 역할을 못해준 데다 이용훈.배영수.정성훈 등 어린 선수들로 버텨 나가고 있어 불안하기만 하다.

특급 마무리 임창용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7일 해태전에서는 2 - 9로 뒤진 8회말 패전처리 투수처럼 등판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책도 신통치 않다. 김용희 감독은 지난 6일부터 대타.대주자 전문이던 김수관.김주찬 등 '젊은 피' 를 내야수로 기용했지만 팀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5일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박흥식.장태수 타격 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내고 장효조.유중일 코치를 1군으로 올렸지만 시즌 중에 벌어진 코칭 스태프의 '지각변동' 이 안정되기에는 아직 이른 모습이다.

사자 군단이 침묵을 깨고 포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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