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포돌이 분장한 교통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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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5일 저녁 8시쯤 남산 1호 터널을 지나 한남대교로 진입할 때 참으로 웃지못할 광경을 봤다.

한남대교에 진입하려는 차를 막기 위해 4차선 중간에 경찰이 서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무슨 마네킹이 서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 웬 경찰이 포돌이 인형머리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마치 어린이공원에서 인형 머리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사람들 같았다.

인형머리를 뒤집어쓴 경찰은 '끼어 들지 맙시다' 라는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무리 아이디어도 좋지만 이것은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예 인형머리를 뒤집어 쓰지 말고 교통정리를 하든지, 굳이 운전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서라면 아르바이트 학생을 쓰든지 해야 할 것이다.

꼭두각시처럼 인형머리를 뒤집어 쓴 경찰의 모습이 보기에도 너무 안쓰러웠다.

김선정 <서울 마포구 동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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