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형무소 학살사건 유족회장 박종훈씨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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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희생된 선열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습니다. "

6.25당시 대전 형무소에서 북한군에 의해 집단 학살된 반공애국지사 유족들의 모임인 반공애국지사유족회는 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6일 대전시 중구 사정공원 내 애국지사총(塚)에서 '반공애국지사 50주기 합동 추모대제' 를 열었다.

유족 8백여명을 이끌고 추모제를 연 유족회장 박종훈(朴鍾薰.69)씨는 "50년간 세상에 묻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평생을 바칠 각오" 라고 말했다.

당시 부친(朴奎漢)을 잃은 朴씨는 "전범을 응징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온몸으로 나라를 지킨 인사들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것이 후손으로서의 도리" 라고 강조했다.

朴씨의 부친은 당시 대한 청년단 합덕면 단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북한군에 의해 대전형무소로 잡혀갔다가 희생됐다.

朴씨는 "전쟁 발발 50주년을 맞는 올해는 유족들의 원혼을 달래고 참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당시 북한군에게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9월 26일)에 맞춰 대전시 중구 중촌동 자유회관 광장에서 '합동 추모대제' 를 갖기로 했다" 고 밝혔다.

朴씨는 "당시 희생자들 대한 보상을 원하지는 않지만 참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대전형무소 학살사건'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대전 일대 공직자.청년단 간부.지방유지등을 형무소에 수감했다가 9.28 서울수복 직전 5천여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희생자 유족들은 1994년 유족회를 구성, 해마다 현충일에 추모제를 갖고 정부에 명예회복을 촉구해왔으나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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