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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수해 위험지역 긴급 점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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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슬아슬한 경사지의 주택 공사장, 쏟아지는 폭우에 잠길 염려가 있는 지하철 공사장….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수해가 우려되는 지역이 곳곳에 널려있다.

서울시와 시내 각 구청들은 지난 2월부터 수방대책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으나 임야를 대지로 바꿔 집을 짓거나 각종 건축 폐자재가 쌓여있는 공사 현장은 아직도 점검의 손길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이달 중순 시작해 다음달 초순 끝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따라서 물난리 대비책을 서둘러 세워 인재(人災)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 주택가 건축현장〓서울 종로구 평창동 금강원 절 옆 7백80평 규모의 주택공사장. 가파른 경사지에 굵은 돌들이 보기에도 위험하게 박혀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안해 한다.

5~7m 높이의 옹벽에는 흘러 내린 흙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조그만 충격에도 비탈면의 흙과 돌이 골목길로 쏟아진다.

지난 1998년 사업인가가 나 공사를 진행해 왔으나 최근 옹벽에 대한 형질변경 등을 위해 공사가 잠시 중단됐으며 덮개로 비탈면을 덮지 않은 채 비탈면을 방치하고 있다.

주민 李모(46.여)씨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머리위로 돌이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하다" 고 말했다.

금강원에서 1㎞ 떨어진 원각사 부근 공사현장. ' 98년부터 P건설에서 토지 형질을 바꾸는 공사를 시작했으나 자금난 때문에 지금은 공사를 못하고 있다.

단독 주택 4개동이 지어질 예정인 이 곳은 덮개가 덮히지 않은 부분이 눈에 뛸 정도로 많고 덮개 위에는 작은 돌들이 모래주머니를 대신해 놓여있다.

옹벽과 인근 주택가 담장 사이(6m)에는 겨우 50㎝ 높이의 모래주머니가 쌓였있어 게릴라 폭우라도 내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처럼 보인다.

주민 崔모(50)씨는 "2년 동안 공사를 하지 않아 장마철이 다가 오면 흙이 흘러내릴 까봐 걱정부터 앞서는데 구청에서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 고 불만스러워 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는 "곧 땅 주인들을 불러 수방시설이 미비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민사상 책임을 짓도록 통고하겠다" 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 지하철 공사장〓지하철 공사장에서는 마지막 현장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까지 지하철 공사 구간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6호선 마포구청역과 홍제천.불광천 주변 공사장에서는 지난 주말까지도 정비가 끝나지 않았다.

특히 마포구청역의 경우 홍제천 제방 바로 옆에 지하 역사(驛舍)가 들어서지만 하천에 접한 콘크리트 구조물과 지상 복공판 사이 1m가 비어있어 물이 찰 우려가 있다. 하천물이 범람할 경우 마대 등으로 응급 조치할 계획이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지하철 공사를 하느라 파낸 하수관에 대한 복구공사는 더욱 늦어지고 있다. 6호선 5공구(서강대교 부근)의 경우 14개소 하수관 1천6백78m에 대한 복구가 8월 30일에나 완료될 예정이다.

7호선 18(청담동 일대)공구도 7월말에나 하수시설이 완전 복구된다. 임시 하수관이 있긴 하지만 용량 부족으로 빗물이 주택가로 역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전동차가 운행중인 역에 대한 대책도 겉돌고 있다. 98.99년 연속으로 침수가 됐던 도봉산역은 여전히 중랑천 제방 공사에만 목을 메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곳은 지대가 낮아 하수 역류 등으로 인한 침수가 예견되고 있으나 역사 계단을 30㎝가량 높인 것이 대책의 전부다.

◇ 서울시 수방대책〓시는 올해도 게릴라성 폭우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홈페이지(http://www.metro.seoul.kr)에 한강상류 댐 방수량.시내 전역 강우량 정보를 공개하는 등 수해방지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수해 위험 시설물에 대한 신고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받는 등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구(區)별로 달랐던 재해발생 신고 전화도 시 재해대책본부(1588-3650)로 단일화 했다.

시는 특히 침수가 잦은 간선.이면도로 등에 대해서는 환경미화원 3천6백여명을 동원, 하수관으로 통하는 빗물받이 청소 담당구역을 맡겨 배수를 신속히 하고 홍수량에 따른 교통통제 및 우회도로 지정을 위한 안내간판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올해 6백64억여원을 들여 펌프장을 새로 짓고 홍수에 취약한 하천.녹지 등을 정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완벽한 수방대책을 세우겠다" 고 밝혔다.

고수석.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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