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재검표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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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6대 총선에서 3표 차로 당락이 엇갈린 경기 광주 재검표가 실시된 5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손에 땀을 쥐었다.

앞서 이뤄진 두곳(경북 봉화-울진, 충북 청원)의 재검표에서는 당락이 뒤집히지 않았지만 광주는 워낙 근소한 차이였다.

재검표가 실시되는 9개 선거구 중 표차가 가장 적었다.

성남지원에 마련된 재검표장엔 한나라당 박혁규(朴赫圭.45)의원과 민주당 문학진(文學振.45)위원장 등 양당의 당직자.참관인들로 북적댔다.

당락이 뒤바뀔 경우 의석이 1백20석으로 불어나게 될 민주당은 검표현장에 김근태 지도위원 등을 보냈으며 서영훈(徐英勳)대표도 밤늦게까지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다.

한나라당에선 박희태(朴熺太)부총재와 목요상(睦堯相).이재오(李在五).정인봉(鄭寅鳳)의원 등 10여명이 출동했다.

이날 밤 양측은 재검표 과정에서 朴의원 표가운데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진 1표를 발견한 뒤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무효표 판정이 내려질 경우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아지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몇차례나 휴정사태를 겪었다.

무효표 가운데 투표용지가 훼손되거나 잉크 등 이물질이 묻어 판정이 보류된 21표 역시 쟁점이 됐다.

사태가 이렇게 꼬이자 재검표에 참가한 대법관과 판사 9명은 휴정선언뒤 법정밖으로 장소를 옮겨 협의를 거듭했다.

재검표 막바지에 文위원장은 "朴의원 표가운데 2표가 무효판정이 났고, 1표는 우리 표로 판정이 났다" 며 1표차 승리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朴의원측은 "무효표 중 1표가 개표과정에서 찢어져 선관위 직원들이 스카치 테이프로 붙였기 때문에 朴의원 표로 인정해야 한다" 며 동수(同數)를 주장했다.

이럴 경우 연장자 우선원칙에 따라 생일이 51일 빠른 朴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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