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경선 여당승리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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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이 5일 야대(野大)의 양당구도로 짜인 16대 국회의 첫 관문을 넘었다. 자민련과 함께다.

개원 국회에서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 카드를 관철한 것. 한나라당과의 16대 국회 첫 표대결에서 이긴 것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DJP공조 복원의 위력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자민련의 공동정권 철수선언 1백2일 만에 국회쪽의 공조가 공식화된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민국당(2).한국신당(1).무소속(1)표가 합세한 것으로 양당은 분석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DJP연합+4인' 과 한나라당의 양쪽으로 편 가르기가 이뤄진 셈이다.

표대결 이후 정치권의 재편 전망도 나오고 있다.

'DJP+4인연합' (1백40석)이 범(汎)여권으로 틀을 갖춰 한나라당(1백33석)에 맞서는 구도가 그런 관측의 핵심이다.

이는 여소(與小)정국을 돌파하려는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의 구상과 연결돼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국회에서 '숫자의 힘' 을 잘 알고 있는 DJ가 결국 한나라당을 뺀 다른 세력을 아우르는 연대를 생각했고 그 결과가 의장선거 승리" 라고 해석했다.

여권 내부에선 ▶DJ와 JP의 회동▶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대적 당정개편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집권세력 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일본식 연정(聯政)론이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는 인위적이 아닌 자발적 참여 형태가 될 것" 이라고 해 여론에 신경쓰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나라당은 DJP 공조를 '총선 민의 배반' 이란 논리로 공세를 강화할 작정이다.

인사청문회,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문제 등 남은 쟁점에 대한 여론이 자기쪽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여당이 수를 앞세워 '대화와 타협' 이란 약속을 깬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겠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DJP+4인연합' 의 표 위력이 교섭단체 완화법안 처리 때 다시 발동하지 않도록 막을 작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야당과의 국정 동반원칙 불변'을 강조하고 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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