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 들어가면 이제는 불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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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숙사비가 인근 동네 자취비보다 더 비싸다?

학교 앞 원룸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기숙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전국 40개 국립대의 기숙사비(1인실 기준)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한 학기 기숙사비가 100만원을 넘는 국립대가 서울대를 포함해 5곳이었다. 대부분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BTL 방식으로 지난해와 올해 지어진 신축 건물들이다. 올해 첫 사생을 받은 서울산업대 제3생활관이 14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대 연건사(130만원), 경상대 칠암관(121만원), 부산대 행림관(113만8300원)이 뒤를 이었다. 이는 식비를 제외한 가격이어서 식비(학기당 50만원 내외)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학생들의 부담액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국립대의 학기별 기숙사비는 30만원 이하다.

이들 신축 기숙사 중엔 대학가의 원룸 가격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곳도 있었다. 경상대 가좌캠퍼스 기숙사 1인실은 한 학기에 ㎡당 6만원이지만 인근 가좌동 원룸의 경우 3만원으로 조사됐다.

강용석 의원은 “예전 대학가에선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효도’란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반대”라며 “국립대가 땅 장사를 하며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대신 자체 예산으로 기숙사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시설지원팀 배정익 사무관은 “기숙사비가 기존보다 20% 정도 인상된 것은 맞지만 100만원 이상 기숙사비를 내는 학생은 전체 기숙사 학생의 0.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원진 기자

◆BTL 사업은=Built(건설)-Transfer(양도)-Lease(임대)의 약자다. 민간이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건물을 지어준 후 일정 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알려왔습니다]

경상대 가좌캠퍼스 기숙사의 한 학기 입주비(146만8000원)는 식비가 포함된 가격으로 이를 제외하면 95만4950원이 된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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