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마를 건 심리전 시작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9면

<본선 16강전>
○ 천야오예 9단 ● 최철한 9단

제9보(99~120)=하변 대마는 살아 있다. A가 듣고 있어서 아무 공격이 안 된다. 상변 대마도 중앙 한 집과 위쪽 한 집이 있어 살아 있다. 그런데도 흑은 살아 있는 두 대마를 차단했고 결국 반상 최대의 곳(백△)마저 상대에게 헌납했다. 자연 의문이 든다. 최철한 9단 정도의 고수가 알토란 같은 실리를 놔둔 채 살아 있는 두 대마를 차단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흑은 B의 패를 노리고 있다. 흑도 부담이 커서 실로 요원한 노림이지만 이 패가 제대로 먹히면 대마는 두 집이 없다. 집으로는 어차피 어렵다고 보고 일발필도의 승부수에 목을 건 것. 천야오예도 이 노림을 물론 알고 있을 것이다. 암중으로 펼쳐질 그 심적 공방전이 이 판의 마지막 승부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야오예 9단은 104로 계속 집을 벌어들인다. 이 장면에서 계가를 해 보면 백은 좌상 10집, 좌하 14집, 우변 8집, 우하 4집, 하변 5집, 상중앙 3집으로 대략 44집. 흑은 상변 27집, 우하 7집, 우상 8집으로 42집 언저리. 약간의 두터움이 있다지만 반면으로도 힘든 국면이다. 여유를 느낀 천야오예는 총력 수비 체제에 들어간다.

111이 다가오자 114까지 수비한 것은 ‘참고도’의 도발이 두려웠던 것. 하변 대마에 흑▲ 언저리가 무조건 선수이므로 귀를 파고들면 사태가 복잡해진다.

박치문 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