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부품이야기⑳]ABS, 미끄러운 길에서 제동거리 ‘확’ 줄여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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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록 대수가 늘어나면 자동차사고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당하고 싶지 않은 것이 모든 운전자의 마음일 것입니다.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에 장착되는 안전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자동차회사와 부품업체들은 다양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실용화하고 있습니다.

ABS 테스트 장면


자동차에 장착되는 가장 일반적인 안전장치로 시트벨트, 에어백, ABS/ ESC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치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일본에서 이미 의무적으로 장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전장치 가운데 핵심기술로 알려져 있는 ABS를 알아봅시다.

ABS는 ‘잠김방지브레이크(Anti-lock Brake System)’의 약자로 원래 항공기술에서 유래했습니다. 운행 중인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바퀴가 움직이지 않게 되어 타이어와 도로와의 마찰력이 작용해 정지하게 됩니다. 바퀴가 움직이지 않는 현상을 ‘잠김(locking)’이라고 표현하는데, 미끄러운 눈길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바퀴는 움직이지 않는데도 차는 미끄러지게 됩니다. 운전자가 조향틀(스티어링 휠, 핸들)을 움직여도 차량 방향이 바꿔지지 않는 ‘조향 상실’ 상태가 되어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ABS는 이러한 상태에서 바퀴 잠김을 방지하여, 조향성을 유지시키고, 이를 통해 대형사고 위험을 방지합니다. 이와 더불어 대부분의 도로에서 일반 브레이크 작동했을 때보다 제동 거리가 짧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의 브레이크는 보통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힘을 증폭시킨 후에 이 힘을 브레이크오일을 통해 전달해 브레이크 디스크와 브레이크 패드를 마찰시켜 차량이 멈추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잠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ABS는 네 바퀴에 장착된 속도감지 센서가 보내는 신호를 통해 바퀴 잠김을 감지해 불필요한 제동력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ABS는 네 바퀴의 제동력을 독립적으로 조절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바퀴의 잠김 현상을 제어합니다. 이때 이용되는 부품이 ‘유압모듈레이터’로, 솔레노이드 밸브․모터․펌프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자장치가 네 바퀴의 제동력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바퀴가 잠기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차체를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대폭 늘리는 한편 제동거리를 짧게 도와주는 부품이 바로 ABS인 것입니다.

ABS는 에어백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장비로 자리매김해 승용차는 물론 버스․트럭 등 거의 모든 차종에 기본 또는 옵션으로 장착되고 있습니다. 또한 차량제어 기술, 정밀 유압제어 기술 및 기계가공 기술이 결합된 첨단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개발한 국가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습니다.

하지만 ABS만 믿고 미끄러운 길에서 과속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또한 노면의 상태에 따라 제동속도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 단계 진화된 제동장치인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를 장착하는 차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4년부터 ABS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연간 150만 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웨덴에 위치한 동계테스트장에서 자체 개발한 ABS와 ESC 등의 제동장치들을 테스트하며 독자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전자제동설계팀 이승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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