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원봉사회, 무의탁 노인에 '효도목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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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충북 청원군 현도면의 吳언년(76)씨 등 6명의 할머니들은 지난 30일 모처럼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으로 외식과 목욕을 '대접' 받은 것이다.

그것도 유명한 초정약수로 몸을 씻었다는 사실에 이들은 퍽이나 감격스러워 했다. 남들은 일상으로 즐기는 게 목욕이나 외식이지만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커다란 행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吳씨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이제 외로움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며 고마워했다. 이날 행사는 청원군 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마련했다.

농삿일로 바쁜 가운데 짬을 낸 현도면의 자원봉사자 3명은 이날 무의탁노인들에게 친정어머니를 대하듯 때도 밀어드리고 안마도 해주고 머리도 빗겨주는 등 '효도목욕봉사' 를 실천했다.

이같은 효도목욕은 이날 가덕면과 옥산면에서도 이뤄졌다.

전에도 목욕봉사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처럼 관내 무의탁 노인 2백17명(여자1백91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는 올해가 처음.

지난5월부터 노인들에 대한 효도목욕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목욕업소나 식당 등에서는 무료이용을 자청해왔다. 또 차량을 제공하겠다는 자원봉사자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현재 2백36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군자원봉사센터는 이번 효도목욕 봉사에 대한 호응이 높아 앞으로 이같은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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