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피플] 이란 새국회의장 메흐디 카루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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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테헤란 AP〓연합]개혁파가 다수를 점한 이란의 새 의회에서 지난달 30일 국회의장에 선출된 메흐디 카루비(63)는 급진 보수파에서 개혁파로 전향한 고위 성직자 출신이다.

이슬람 시아파의 성지인 쿰에서 18세 때부터 이슬람 원리주의에 대한 연구에 몰두, 급진 보수파로 성장했으나 지금은 하타미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로 변신했다.

1989년 이란의 정신적 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뒤에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고 외치며 투신을 시도했을 정도로 투철한 호메이니 신봉자다.

테헤란대에서 수학할 때는 비밀경찰 '사바크' 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수차례 투옥됐으며 79년 이란혁명 이후엔 이슬람 민병대에 입대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와 싸우다 숨진 이란 전사들의 유족들에 대한 지원을 감독하는 국영 순교자 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했으며, 이슬람 성지 메카에 대한 연례 순례단에 호메이니의 개인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반(反) 이스라엘, 반 미국 시위를 주도했다.

카루비는 81년 급진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다수를 장악한 의회에 진출, 라프산자니에 이어 89년부터 92년까지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러나 92년 라프산자니가 소수인 보수파와 결탁해 다수의 급진 좌파를 축출한 뒤부터 정치적 비운을 맞았다가 97년 5월 하타미의 대통령 당선으로 급진 좌파가 다시 득세하면서 재기에 성공, 하타미 대통령의 정치그룹인 '전투적 성직자협회' 의 사무총장을 맡았다.

의원을 지낸 부인 파테메와의 사이에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한쪽 발을 잃은 아들등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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