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정, "여자 피 말리는 남자 싫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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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의 애절한 운명을 거쳐 ‘허브’의 순수한 정신지체아까지. 강혜정에게 변신은 일상이다.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로 행복한 변신을 꿈꾸는 그녀가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의 정석이라 불리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배우 강혜정에게 2009년 겨울,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 ‘걸 프렌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항상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유는?
그런 것을 의도하고 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좋겠죠. 그래도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들에 비해 이번 작품은 '센' 이미지라는 평을 듣기에는 조금 부족한 캐릭터잖아요. 연기할 때도 편했어요. 심각한 고뇌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한 건 아니고요.

- 여자들의 발칙한 대사가 화제다. 연기할 때 민망하진 않았는가?
좀 발칙한 대사들이긴 한데, 그래도 여자들끼리 수다 떨며 나올 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대사가 재미있어 민망하지는 않았어요.

- ‘연애의 목적’, ‘걸 프렌즈’까지 늘 바람둥이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
‘진우’라는 캐릭터는 바람둥이라기보단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지 못한 어리바리한 사람이죠. 그래도 순수하게 ‘송이’만을 사랑하잖아요. 그런 순정만큼은 사람들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러 여자들 사이에서 거절 못하고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옆에 있는 사람 상당히 피 말리는 거죠.

- 영화처럼 남편의 첫 사랑을 직접 만난다면?
상상도 하기 싫어요.

- ‘걸 프렌즈’, ‘여배우들’ 두 영화 모두 여배우들의 망가지는 모습이 화제다.
‘저 배우한테 저런 면이 있었나?’, ‘강혜정이 경쾌하네.’, ‘웃기네.’ 등 기대하지 못했던 것을 보여드린다는 것이 가장 큰 효과죠. 전 아무런 이미지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그것을 상품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지를 갖고 싶겠죠. 하지만 저는 변화하는 이미지가 제 상품이에요. 변하는 것이 제 매력이라고 말씀들 하시는데 하지만 전 도대체 무슨 매력으로 살아야하는지가 고민이에요.

- 극중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깔깔 웃으며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여자들 싸움은 현실에서도 하기 힘든 것인데. 만약 액션배우처럼 리얼하게 싸우는 거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우리는 머리채 잡고 싸우긴 했지만 야채 던지고 빵 던지고 귀엽게 촬영했어요.

- 영화 개봉에 맞춰 배우들의 예능출연이 영화홍보라는 비난이 있다.
영화홍보…피할 수 없는 부문이긴 한데, 사실 저도 이 작품 전까지는 예능에 출연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요. 처음 출연하는 예능에도 작품과 상관없이 그냥 여배우들의 친분으로 했어요. 한편에서는 ‘예능 출연이 불가피한 일이다’라고 말하죠. 아무래도 알려지는 것이 좋으니까요. 하지만 예능에 출연했다고 영화가 다 잘되는 건 아니죠. 무엇보다 작품이 잘 나와야 영화홍보를 하던 예능에 출연을 하던 하죠.

-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준다면?
남편 선물부터 챙겨하죠. 아직 태어지도 않은 아이까지 챙길 여력은 없고요. 호호.

뉴스방송팀 강대석·최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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