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예술인 '신명난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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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한국과 일본의 공연인이 모여 양국의 우의를 다지는 한바탕 잔치를 펼친다.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홍익대 인근에 있는 씨어터제로에서 열리는 '제3회 한.일 아트 페스티벌' (02-338-9240)이 그것. 양국의 만남답게 연극.무용.음악.마임.퍼포먼스 등 공연예술의 모든 장르가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축제는 굿판으로 시작한다. 1일 오후 7시 홍대 앞 주차장 거리에서 참가자 전원이 막걸리를 마시며 원시의 생명력을 만끽하는 전야제가 마련된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짧은 시간이나마 춤과 노래의 신명난 가락에 몸을 던져보자는 뜻이다.

한국측에선 서해안 풍어제 이수자 이혜경씨, 젊은층에 인기있는 록밴드 이어부 프로젝트, 행위예술가 김백기, 한국무용가 이순.서경선이 출연한다.

일본측에서 서양무용을 일본식으로 소화한 이시카와 마사토라(石川正虎)의 부토(舞踏)팀 10여명이 광란의 춤을 선보인다.

본 행사의 레퍼토리도 풍성하다. 1, 2일엔 심우성 공주민속극 박물관장이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남녀의 영혼을 맺어주는 민속 1인극 '결혼굿' 을, 씨어터제로 심철종 대표가 현대 부조리극의 창시자인 사뮈엘 베케트의 단막극 '대단원' 등을 공연한다.

3, 4일엔 동양의 명상세계를 색소폰으로 표현하는 강태환의 앨토 색서폰 연주, 현대무용가 노진환의 '엄마 찾아 삼만리' 등이 준비됐다.

6, 7일엔 일본의 신세대 여성 3명이 모인 시노부메(東雲) 부토팀(사진), 한국의 1세대 마임배우인 유진규, 한국무용가 오은희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도 일본 행위예술가 다케이 요시미치(武井よしみち).시모다 세이지(霜田誠二)의 퍼포먼스, 국악인 김대환.강은일의 타악.해금연주, 재즈그룹 KAM 밴드의 연주(10, 11일), 일본 배우 다카야마 히로시(高山廣)의 모노 드라마,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위밴드 곱창전골의 노래(13, 14일)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심철종 예술총감독은 "보수적인 한국 공연계에 충격을 주는 실험성이 강한 작품이 다수 선보일 것" 이라며 "국내 참가팀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내년엔 일본 공연을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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