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발명·특허동아리 회장이 지재권 분쟁서 미 대기업 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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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변리사도 아닌 평범한 대학생이 무보수 변론으로 국내 영세기업과 미국 대기업인 팜(Palm)사 간의 지적재산권 분쟁에서 승리를 이끌어냈다. 주인공은 부산 동명정보대학 발명.특허동아리 '비밀노트'의 회장인 김사헌(24.멀티미디어공학과 3학년)씨.

김씨는 동명정보대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인 모바일 게임 및 애니메이션 개발전문업체 ㈜팜캐스트를 대신한 미국 팜사와의 상표법 분쟁에서 지난달 31일 특허청으로부터 '승리'의 최종 회신을 받았다.

팜캐스트와 팜사와의 분쟁은 2002년 5월 팜캐스트에서 'Palmcast'등의 상표 출원서를 특허청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세계 최대의 개인휴대단말기(PDA) 제조사인 팜사는 지난해 7월 모 국제특허법률사무소를 통해 'Zess Palm' 'Multipalm' 'PALM CADDY'등 일곱건을 '이의신청에 의한 등록거절 선례'로 제시하며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거대 기업의 힘 앞에서 자본금 1억원에 불과한 영세기업 팜캐스트측은 한때 상표등록 포기를 검토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김씨는 변리사들조차 "힘들다"고 했던 분쟁을 무보수로 맡아 교수 등 전문가들과 수십차례의 미팅을 통해 '이의답변서'를 특허청에 제출하며 팜사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김씨는 이후 수개월간에 걸친 논리전쟁을 벌여 결국 지난달 31일 특허청으로부터 '미국 기업의 이의신청에 이유없다'란 결정과 함께 상표등록 결정이란 쾌거를 이뤄냈다.

김씨의 분전으로 팜캐스트는 분쟁과 관련한 시간비용 절감, 상표 등록 보장이란 이득과 함께 중소벤처로의 급성장 기회까지 쥐게 됐다.

팜캐스트 김수진 사장은 "대학측을 통해 알게 된 유능한 학생을 믿고 일을 맡겼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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