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술 적잖이 마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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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18 추모기간 중 광주 도심에서 386세대 정치인 등이 노래를 곁들여 술을 마신데 따른 파문이 의외로 크다.

인터넷에 고발한 글은 '광주에서는 5월 17~19일엔 시끄러운 음악도 삼가고 있다' '그 술집도 당신들 외에는 한 명의 손님도 없었고, 그것이 그날을 맞은 사람들의 마음 자세다' 고 적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5.18을 전후해 광주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충일(6월6일)엔 일부 유흥업소가 문을 닫기도 하지만 5.18 주기에 문을 닫는 술집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처럼 개의치 않고 '떠들썩하게' 술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의 글에 표현된 것처럼 철저하게 음주를 삼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5.18이 2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5월 17일의 금남로 전야제는 한마당의 축제로 승화, 행사가 끝난 뒤엔 삼삼오오 자연스럽게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지난 17일 문제의 술집인 '새천년 NHK룸가라오케' 도 6개의 방 모두 손님이 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86세대 정치인 등의 술자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광주에서도 적지 않다.

광주 YMCA 정찬용(鄭燦榕)사무총장은 "5.18전야제 때 술을 마신 것은 잘못됐지만 뭇매질하는 것은 심한 것 같다" 고 말한다.

그러나 보통사람도 아닌 공인(公人)이, 그것도 누구보다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는 386세대 정치인들이 여종업원들과 함께 하고 노래까지 부른 것은 정도를 지나쳤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광주 녹색소비자연구원 김성희(金聖姬.여)원장은 "술자리의 주인공들이 공인이기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 며 "공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이 미칠 영향이 어떠할 지를 생각했어야 한다" 고 말했다.

광주〓이해석.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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