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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사전처럼 보이죠? 내 안에 PC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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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더 작고 가벼워진 휴대인터넷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UMID ‘엠북’, 삼성전자 ‘몬디’, 빌립 ‘S7’(왼쪽부터 시계방향).

모바일 기기 업체인 유엠아이디(UMID)는 11, 12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IX - 스노보드 시티점프’ 행사에서 인터넷 검색 체험관을 운영했다. 시티점프는 서울시와 현대카드가 공동으로 세계 최고의 스노보더들을 초청해 화려한 점프 기술을 선보인 행사다. UMID는 관람객들이 이 회사 휴대인터넷기기(MID) 제품인 ‘엠북’으로 자유롭게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근래 무선랜(와이파이)을 활용한 모바일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이처럼 MID에 대한 업계 판촉이 뜨거워지고 있다.

#벤처기업 이어 대기업까지 가세

MID는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채용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미국 통신부품업체 퀄컴과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 등이 도전하는 형세다. 제품 쪽에서는 UMID·빌립 같은 국내 전문업체들이 선도한다. UMID의 엠북은 전자사전만 한 크기(1509418.7㎜)에 무게가 348g에 불과하다. 운영체제(OS)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나 한글과컴퓨터가 최적화한 리눅스를 골라 쓸 수 있다. 일본 고진샤와 기술제휴해 만든 이 제품은 9월부터 고진샤 PM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도 수출한다. UMID는 최근 와이브로(해외명 모바일와이맥스)를 내장한 MID를 선보였다.

문병도 UMID 대표는 “와이브로뿐 아니라 3세대(3G) 무선통신 방식인 HSDPA 모듈이 탑재된 제품을 유럽의 통신사업자에 공급하는 일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10만 대 이상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PMP 등 모바일 기기를 주로 만드는 빌립도 MID 분야에서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S5를 비롯한 X70 EX, S7 등의 제품이 홍콩을 비롯해 중국·일본·싱가포르·영국·독일 등지에 수출됐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에도 진출했다. 화면으로 4.8인치 LCD를 채택한 S5는 윈도XP를 OS로 채용해 워드·엑셀 같은 오피스 작업은 물론 뱅킹·쇼핑 등도 문제가 없다. 빌립의 김태형 해외마케팅팀장은 “올해 국내외에서 MID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내년에는 해외의 기업 간(B2B) 시장과 통신사업자에 대한 판매를 중심으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모바일기기 전문업체인 UMID는 12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시티점프’ 행사장에서 이 회사의 ‘엠북’을 이용한 인터넷 검색 체험관을 운영했다(아래 사진). [UMID 제공]


대기업들도 MID에 관심이 있다. 울트라모바일PC(UMPC) ‘Q1’을 내놓으며 초소형노트북 시장을 선도한 삼성전자는 올 9월 미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의 와이맥스 전시회인 ‘4G월드 2009’에서 와이브로 기반의 MID인 ‘몬디’를 선보였다. LG전자는 내년 중 인텔의 차세대 플랫폼 무어스타운을 기반으로 한 MID를 내놓을 예정이다. TG삼보는 올 초 국내 최초의 MID 제품인 ‘루온 모빗’을 내놨다.

#구글·퀄컴 기반, 인터넷 전화도

국내 벤처기업인 인브릭스는 최근 윈도XP 대신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MID를 처음 개발했다. 개방형 OS를 채택해 확장성이 뛰어나고 무선랜으로 인터넷전화(VoIP)를 거는 것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 참가하면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MDS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테그라’ 기반의 MID를 생산한다. 테그라는 세계적인 PC용 그래픽카드 생산업체인 엔비디아가 암(ARM) 프로세서와 자사의 그래픽 칩을 결합해 내놓은 모바일 솔루션이다. 씨모텍은 미국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을 채용한 ‘맹그로브’를 개발해 지난달 두바이에서 열린 정보통신 박람회 ‘지텍스 테크놀러지위크 2009’에 출품했다.

이처럼 다양한 MID 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화기능이 빠진 MID가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의 박성민 상무는 “센트리노가 나온 후 PC 시장 주도권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넘어가는 데 6~7년 정도 걸렸다. 스마트폰보다 강력한 성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커져 MID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MID(Mobile Internet Device)=스마트폰과 넷북 사이의 틈새 상품이다. 스마트폰 못지않게 휴대하기 편하면서 넷북 수준의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화면 크기가 7인치 안팎으로 스마트폰(3~4인치)보다 크지만 넷북(8~10인치)보다는 작다. 윈도XP 같은 범용 OS를 채택해 일반 PC와 사용법이 거의 같다. 터치스크린이 기본이고 쿼티(Qwerty) 자판을 갖춘 제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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