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뭉친 유럽, 미국 콧대 납작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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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팀의 폴 맥긴리가 팬들의 환호 속에 승리를 자축하는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 유럽팀은 최근 5개 대회에서 4승을 거뒀다.[블룸필드 AP=연합]

미국과 유럽의 골프 국가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이 압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블룸필드의 오클랜드 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라이더컵 사흘째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도 유럽은 미국에 7승1무4패로 우세를 이어갔다. 유럽은 총점 18.5점으로 미국(9.5점)을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큰 점수 차로 이겼다.

감독 추천으로 가까스로 대회에 참가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의 투혼이 빛났다. 18일 포볼 첫 경기에서 파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과 조를 이룬 몽고메리는 미국의 필승카드 타이거 우즈-필 미켈슨 조를 격파해 승리의 물꼬를 텄으며 20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도 데이비드 톰스를 이겨 유럽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싱글 매치플레이 역대 전적에서 5승2무 무패이며, 전체 전적에서도 19승5무8패의 화려한 전적이다.

2002년까지만 해도 유럽 최고 선수로 꼽혔던 몽고메리는 올해 열 살 어린 부인에게 이혼을 당했다. 몽고메리는 이혼한 부인이 자신의 친구인 영화배우 휴 그랜트와 염문을 뿌려 심사가 뒤틀렸고, 설상가상으로 성적까지 나빠져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라이더컵에서의 선전으로 동료로부터 '미스터 라이더컵'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럽의 리더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반면 미국은 우즈(2위).미켈슨(4위) 등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4명, 20위 이내 8명 등 라이더컵 사상 가장 호화 멤버가 출전해 라이더컵 사상 가장 최악의 점수 차로 지는 수모를 당했다.

미국 언론은 "리무진과 전세기와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미국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 같은 끈적끈적한 팀워크가 부족하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유럽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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